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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가 김일성 우상화에 썼던 '축지법'을 부정하는 보도를 냈다

김일성 우상화에는 '솔방울 수류탄설', '가랑잎 타고 압록강 횡단설' 등이 있었다.

김일성 주석의 거대한 조각상
김일성 주석의 거대한 조각상 ⓒGoddard_Photography via Getty Images

북한 매체가 초대 최고지도자인 김일성 주석 우상화에 대표적으로 동원했던 축지법 사용을 돌연 부정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축지법의 비결’이란 기사에서 “사실 사람이 있다가 없어지고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며 땅을 주름잡아 다닐 수는 없는 것”이라며 김 주석 축지법 사용을 부정했다.

북한은 김 주석이 항일 무장 투쟁 시절 모래로 쌀을 만들고 솔방울 수류탄을 던졌으며 가랑잎을 타고 압록강을 건넜다는 식의 우상화를 이어왔다. ‘방선천리를 주름잡은 것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축지법으로 순간이동해 일본군들을 무찔렀다는 이야기 역시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아래는 북한에서 나온 노래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 노래 영상이다. 

 

노동신문은 “우리가 항일무장투쟁 시기에 발톱까지 무장한 강도 일제와 싸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인민대중의 적극적인 지지와 방조를 받았기 때문”이라면서 “만일 축지법이 있다면 그것인 인민대중의 축지법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김 주석에서 김정은 국방위원장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체제를 미화할 목적으로 이뤄졌던 북한 지도자 신격화에 균열이 간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자신을 신비화된 권력자보다 ‘인민사랑의 최고 화신’으로 보이게 하려는 김 위원장의 전략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의 절대 권력 보장을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과 함께 ”그 어떤 호소나 논리적 귀결에 의해서가 아니라 영도자의 사랑과 정에 저도 모르게 마음이 끌리고 심장이 가리켜 따르는 것으로 하여 (중략) 정치적 안정이 보장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김 위원장을 사랑하는 인민으로부터 추대받은 지도자 만들기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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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김정일 #김일성 #우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