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성폭행 혐의 받고 재월북한 20대 탈북민에 대해 북한이 사흘째 아무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탈북민들은 대체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김현유
  • 입력 2020.07.29 11:28
  • 수정 2020.07.29 11:31

20대 탈북민 김모씨가 성범죄를 저지른 뒤 재월북을 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북한이 김씨를 어떻게 처우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사흘 째 김씨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탈북민 커뮤니티에서는 김씨가 향후 북한에서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6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귀향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 역시 2017년 귀순한 김씨가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전세자금을 빼고 종적을 감춰 사실상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났지만 북한 매체는 김씨와 관련해 별다른 후속 보도를 하고 있지 않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67주년을 맞아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서 절을 하는 평양 시민들. 자료사진. 
한국전쟁 정전협정 67주년을 맞아 김일성·김정일 동상 앞에서 절을 하는 평양 시민들. 자료사진.  ⓒKIM WON JIN via Getty Images

일각에서는 김씨가 앞으로 북한의 체제선전에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TV조선 ‘남남북녀’ 등에 출연했던 탈북민 임지현씨는 2017년 재입북한 뒤 친북 웹사이트 ‘민족통신’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해 ”남조선 생활은 지옥이었다”며 탈북민들의 재입북을 독려한 바 있다. 김씨도 임씨처럼 체제 선전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매체가 김씨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의심했던 만큼, 김씨를 이용해 북한의 의료 체계를 선전할 가능성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뉴스1에 ”북한의 선진 의료시스템으로 코로나19가 치료됐다고 선전하거나, 북한의 코로나19는 남쪽에서 유입됐다고 주장할 때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씨가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었다는 점에서 체제 선전에 이용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접 김씨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언급하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가 임씨처럼 체제 선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북한은 김씨의 코로나19 확진 여부 결과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탈북민들은 대체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탈북민 커뮤니티 ‘새터민들의 쉼터’에 올라온 김씨 관련 게시물에는 5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탈북민은 ”죄를 지었으면 시시비비를 가려 처벌을 받으면 될 일인데, 이제 북한에서는 파리 목숨”이라고 썼으며, 또 다른 탈북민은 ”한국사회에 적응이 제대로 안 된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뉴스 #북한 #김정은 #탈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