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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지금 김정은에게 아베보다 2배 더 호감을 느낀다

아산정책연구원 조사 결과.

ⓒ한겨레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대한 호감도도 뛰어 중국과 일본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아산정책연구원이 5일 발표한 ‘북-미 정상회담과 한국인의 주변국 인식’ 보고서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아베 총리(2.04점)보다 두 배 높은 4.06점을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는 아산정책연구원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8~20일 사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 드러났다. 주변국 지도자에게 느끼는 호감도(0~10점)를 물은 결과, 지난해 11월 바닥을 쳤던 김 위원장의 호감도(0.88점)는 올해 3월 2.02점으로 올랐다가 이번에 다시 2배 이상 뛴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 쪽은 “지도자 호감도 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래 김정은 위원장 호감도가 1점대 전후였던 점을 고려하면 더 놀라운 결과”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초부터 대북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화에 적극 나서면서 일어난 변화”라고 해석했다.

ⓒ아산정책연구원

한국인이 가장 호감을 느끼는 주변국 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5.16점)이었다. 지난 3월(3.76점)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도 역시 뚜렷히 상승했다. 북-미 정상회담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3.89점으로, 지난해 11월(4.02점)과 올해 3월(3.29점)에 비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호감도 변화는 더 미미했다. 지난해 11월 20.4점에서 올해 3월 1.79점으로 떨어졌던 아베 총리에 대한 호감도는 6월 조사에서 2.04점을 기록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주변국에 대한 호감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응답자들이 가장 호감을 느낀 주변국은 미국(5.97점)이었으며 북한(4.71점)이 그 뒤를 따랐다. 연구원 쪽은 “북한 호감도가 4점대를 넘은 것은 주변국 호감도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래 처음”이라면서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보수층에서도 북한 호감도가 4.32점으로 높았다는 것도 흥미로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조사결과 중국과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각각 4.16점, 3.55점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호감도가 중국보다 높게 조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을 넘은 것도 약 4년 만이다.

ⓒ아산정책연구원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인의 평가도 높게 나타났다. 10명 가운데 7명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냈다’(71.8%)고 답해, ‘성과가 없었다’는 응답자(21.5%)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적대국이었던 북-미 정상이 처음 만났다는 점이 긍정적 평가의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연령대로 보면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상대적으로 20대 여성(59.7%)에서 적게 조사됐다.

ⓒ아산정책연구원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없다’는 인식은 회담 전(3월·23.7%)에서 회담 뒤(6월·10.2%) 절반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북한의 비핵화에 예상되는 소요 기간은 10.9년에서 6.5년으로 감축됐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은 ‘북한이 합의를 잘 이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 쪽은 이런 전망이 대북 신뢰도와 관련이 있다고 짚었다. 2013년 조사에서 ‘북한을 대화 상대로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자는 10.7%에 불과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54%로 높아졌다. 반면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응답은 85.1%(2013년)에서 43.5%(2018년)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아산정책연구원

대부분의 응답자는 남북 관계(83.2%)와 북-미 관계(76.7%)가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72.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연구원 쪽은 “다수의 한국인이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지만 연령대별로는 시각차가 존재했다”며 “상대적으로 20대는 북한(3.95점)과 김정은 위원장(3점)에 낮은 호감을 보였고, 북한을 신뢰하지 않는 편(54.4% 북한 불신)이었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의 찬성이 51.9%로 반대(44.2%)보다 높은 가운데, 20대는 반대(58.4%) 의견이 찬성(39.1%)보다 앞섰다. 연구원 쪽은 “새 남북 관계를 정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게 된 이상, 문재인 정부는 20대의 대북 인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산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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