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개봉된 뉴욕 배경 영화 7선

2011년~2020년

뉴욕행 비행기를 취소했다. 10년 전 크리스마스에 혹독한 뉴욕의 추위를 경험한 이후 반드시 따뜻한 봄에 다시 뉴욕을 가겠다며 올 초 야심 차게 계획했던 바였다. 신혼여행도 가지 못하는 요즘, 개인적으로 끊어두었던 티켓을 취소하는 게 무엇이 대수랴. 다만 미국 내 코로나 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뉴욕주는 현재 환자 수만 35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2만 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도시, 2018년 한 해에만 6,510만 명이 다녀갔을 만큼 사랑받는 곳인 만큼 이번 피해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생동감 넘치는 뉴욕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면서 선정해봤다. 지난 10년간 아름다운 뉴욕의 모습을 담은 영화 7선이다. * 해당 콘텐츠는 약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11. 프렌즈 위드 베네핏

장소_카페 하바나, 배터리 파크, 센트럴파크 더 몰,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프렌즈 위드 베네핏
프렌즈 위드 베네핏

꿈꾸던 뉴욕의 삶이 등장한다. 점심시간엔 회사 근처 자그마한 레스토랑에서 친구와 밥을 먹고, 엄마와 함께 센트럴 파크에 앉아 남자 친구 이야기를 나누고, 푸드 트럭에서 아침 빵을 사는 그런 일상. 마약 옥수수로 유명한 소호의 카페 하바나, 배터리 파크, 센트럴 파크 안에 있는 베데스다 분수까지 뉴욕의 명소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름만 봐도 ‘로맨틱 코미디’ 향기가 물씬 나는 이 영화는 뉴욕과 LA를 무대로 삼고 있다. LA의 유명 아트디렉터인 딜런(저스틴 팀버레이크)은 뉴욕의 헤드헌터인 제이미(밀라 쿠니스)로부터 패션 매거진 GQ의 아트디렉터 자리를 제안받고 삶의 터전을 뉴욕으로 옮긴다. 이후 두 사람은 친구가 되는데, 사랑이 귀찮고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서로의 잠자리 파트너가 되면서 사건이 발생한다. ‘남녀 간의 우정은 성립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외국에서도 통하며, 대응 방식은 쿨할지언정 사람 마음은 다 비슷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주인공이었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밀라 쿠니스의 케미가 워낙 좋았던 탓인지 서로 연인이 있는 와중에 열애설이 터지는데, MTV 어워드에서 이를 아주 19금스럽게 해명하는 바람에 모두 ‘진짜 안 사귄다’라는 것을 믿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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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장소_ 125스트리트 스테이션 역, 타임&라이프 빌딩, 6번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누군가에게 가보고 싶은 여행지 또한 삶의 장소다. 뉴욕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잡지 ‘라이프(Life)’의 폐간을 앞두고 사진작가가 보내온 표지 사진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라이프에서만 16년째 근무 중인 주인공, 월터 미티(벤 스틸러)는 표지 사진을 찾기 위해 모험을 감행한다. 평생 미국을 벗어나 본 적 없던 그가 사진작가가 있다는 소문을 따라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등을 넘나들며 평소 자신의 상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세계를 맛본다.

세계를 돌며 사진을 찾는 내용인지라 설원과 초원, 바다까지 뉴욕보다 눈을 사로잡는 공간이 금세 시선과 기억을 빼앗는다. 하지만 여행의 끝은 언제나 ‘집’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는가. 1959년 지어진 타임&라이프 빌딩, 환승역으로 유명한 125 스트리트 스테이션, 콜롬비아 대학 근처의 풍경, 맨해튼의 중심인 6번가 등 월터의 터전이 뉴욕 한가운데에서 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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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장소_ 5번가, 트럼프 타워, 뉴욕 이민 법원, 이퀴터블 빌딩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배경은 1990년대이지만 촬영은 2012년에 됐다. 이를 의식하듯 유명인들은 다 한 번씩 들러봤다는 5번가의 ‘톱 오브 더 식스’ 레스토랑을 재현하면서 실화 영화의 감각을 가져온다. 하지만 고증을 통한 재현보다 영화 속 뉴욕이 더 특별해 보이는 건 스카이뷰 덕분이다. 낮이건 밤이건, 일하거나 식사를 할 때도 그들은 대부분 맨해튼이 내려다보이는 꼭대기에 있다. 또한 주인공이 땅을 밟고 서 있는 일은 거의 없으며 같은 위치라도 바다 위 요트에 있거나, 2층 발코니, 혹은 책상 위 등으로 올라선다. 이는 신분 상승 욕구가 장소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1990년대 주가 조작, 사기 등으로 체포된 월 스트리트의 억만장자 ‘조던 벨 포트‘의 자서전 ‘월 가의 늑대‘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중산층이었던 벨 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피라미드의 꼭대기로 올라가면서 술과 여자, 마약에 빠지는 과정을 담는다. 결국 FBI의 표적이 되고 감옥까지 가지만 수려한 외모, 화려한 언변으로 출소 이후에도 세일즈 교육자로 살며 수많은 ‘조던 벨 포트’ 키즈들을 거느리며 살아간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70세가 넘어 찍은 작품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한 젊은 야망가의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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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인턴

장소_브루클린 지역 일대(윌리엄스버그, 덤보), 월 스트리트

인턴
인턴

이제 뉴욕에 가면 두 여자의 집을 방문해야 한다. 뉴욕 대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속 캐리의 집과 영화 ‘인턴’의 주인공,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의 집이다. 캐리의 집이 맨해튼의 한 가운데인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다면, 줄스의 집은 강 건너 브루클린에 있다. 브루클린이 문화 예술적인 동네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든 탓에 최근엔 줄스의 집도 관광코스가 되어버렸다.

영화 속 배경지 대부분이 브루클린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보통의 뉴욕 배경 영화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브루클린의 인기 카페인 파트너스 커피 로스터스, 촬영 당시에는 토비 에스테이트 커피라는 호즈 브랜드 커피였으나 이름만 바뀌었고 인테리어도 영화 속과 거의 다름이 없다. 직원들과 함께 간 수제버거집 테디스바&그릴도 그 자리에 있어 영화를 따라 여행 계획을 세운다면 실망할 일이 없을 테다. 30세의 여성 CEO와 40년의 경력을 가진 70세의 인턴이 만나 유대 관계를 구축하고 우정을 키워가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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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존윅 2

장소_ 비버 빌딩, 브루클린 브리지, 링컨 센터, 센트럴 파크 베데스다 테라스

존윅 2
존윅 2

뉴욕 관광객이라고 해도 절대 어색하지 않은 동선을 자랑한다. 브루클린 브리지를 걷는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의 모습을 보면서 ‘대체 언제 촬영을 했을까?‘라는 의문을 품는 것도 기우가 아니다. 새벽 4시쯤 촬영하지 않고서야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을 촬영 장소로 삼는 ‘존 윅’의 자신감과 섭외력에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 킬러들의 안식처로 나오는 콘티넨탈 호텔을 비롯해 록펠러 루프 가든, 성 패트릭 성당, 링컨 센터, 멘해튼 브릿지, 센트럴 파크 베데스다 테라스 등 모든 관광지를 섭렵한다.

관객은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킬러들의 액션씬에 통쾌함도 느끼지만, 반대로 도심의 활기찬 분위기와 상반되는 존 윅의 모습이 애처롭고, 그래서 더 강하게 느껴진다. 영화에서는 로마로 떠난 모습도 등장하는데 콜로세움, 성 베드로 성당, 산타시모 노메 디 마리아 성당, 나보나 광장, 카라칼라 욕장까지 그야말로 관광객 모드 제대로 보여주신다. 지난해 3편까지 흥행으로 이끌었으며 타임스퀘어, 차이나타운, 뉴욕 공립도서관 등을 유랑하며 여행 펌프질을 제대로 하니 1~3편으로 뉴욕 여행 뽀개기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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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이필 프리티

장소_ 소호, 차이나타운, 6~7번가

아이필 프리티
아이필 프리티

뉴욕과 보스턴을 오가며 촬영한 덕분에 화면 한가득 생기 넘치는 동부 미국의 봄과 여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특히 주인공의 회사가 맨해튼 중심가인 5번가로 설정된 덕분에 ‘뉴욕‘하면 떠오르는 풍경이 보는 맛을 더한다. 게다가 할리우드 대표 스탠딩 코미디언으로 각본가, 프로듀서까지 그 역량을 뽐내고 있는 ‘에이미 슈머’가 주인공 르네 베넷을 맡아 특유의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표정이 보는 이의 마음마저 사로잡는다.

외적인 자신감이 부족했던 여자, 르네 베넷은 어느날 물리적 충격을 받고 ‘자신이 예뻐졌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미모의 상승과 더불어 높아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녀의 세상은 놀랍게 바뀐다. 영화는 객관적인 ‘미’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외모를 가지고 있을지언정 스스로 자신을 예쁘게 본다면 타인 또한 자신을 사랑스럽게 본다는 점을 강조하나. 물론 이 같은 설정은 내면적인 성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평론가의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는 똑같은 외모일지라도 내면의 변화에 따라 사람에게서 어떤 빛깔이 나오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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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장소_ 피에르 호텔, 브로드웨이, 워커스 레스토랑, 플라자 호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플라자 호텔, 센트럴 파크 동물원

레이니 데이 인 뉴욕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여행은 늘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온다. 영화 속 주인공들도 마찬가지다. 우디 앨런은 전작인 ‘미드나잇 인 파리‘나 ‘로마 위드 러브‘, ‘카페 소사이어티‘, ‘원더 휠’ 등에서와같이 이번에도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진심’을 이야기한다.

캠퍼스 커플인 개츠비(티모시 살라메)와 애슐리(엘르 패닝)는 영화감독 인터뷰 건으로 뉴욕에 도착하고, 인터뷰 후 로맨틱한 데이트를 기획한다. 하지만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 각자가 겪는 혼란이 드러난다. 상황이 극에 달할수록 뉴욕은 마치 누군가에게 숨겨야만 했던 모든 것들을 내보여도 괜찮다는 듯 주인공들을 흐르는 빗소리로 감싸준다. 관객은 뉴욕을 걷는 개츠비를 따라서 화장한 봄날의 브로드웨이를 걷다가 흠뻑 젖은 메트로폴리탄을 거쳐 플라자 호텔, 센트럴 파크 동원 등 뉴욕 곳곳을 함께 헤맨다. 우디 앨런 특유의 감성과 청춘들의 감정이 잘 드러나지만, 우디 앨런의 성추행 사건 논란으로 북미 배급사였던 아마존 스튜디오가 계약을 파기하면서 북미에서 개봉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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