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발생한 뉴욕주의 상황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연일 하루 신규 사망자수가 최고치를 찍고 있고, 뉴욕시 센트럴파크에는 임시 병원이 설치됐다.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4월 중순 부활절 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입장을 번복하고는 4월30일까지로 시한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의 29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 따르면, 하루 동안 7195명이 새롭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뉴욕주의 누적 확진자수는 5만9513명으로 늘어났다. 하루 사이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237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222명)에 이어 하루 신규 사망자 증가폭으로는 가장 많은 규모다. 총 사망자는 965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절반이 넘는 확진 사례(3만3768명)는 뉴욕시에 집중됐다. 이날 주정부의 발표 이후 뉴욕시가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전날(28일) 오전에 비해 259명이 추가로 사망하면서 총 사망자는 776명이 됐다. 뉴욕주 전체 사망자수도 1026명으로 늘어났다.
뉴욕시의 하루 구급차 출동 신고 건수가 2001년 9.11 테러 때의 기록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병원 바깥에는 시신을 임시로 안치할 화물차량이 배치됐다. CNN은 9.11 테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병원 등 시내 곳곳에는 폭증하는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임시 병상이 속속 마련되고 있다. 뉴욕 센트럴파크에도 임시 병원이 설치됐고, 모터쇼 같은 대형 행사가 개최되던 컨벤션센터 ‘자비츠센터’는 거대한 임시 병원으로 전환됐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랬던 전례가 없다”는 말로 현재 상황을 요약했다. ”구급대가 이렇게나 많은 출동 요청을 받은 적은 없었다. 전혀.”
앞서 부활절 주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도록 하겠다고 밝혀 비판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4월30일까지로 이 지침의 시한을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기는 커녕 날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수긍한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CNN 인터뷰에서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에서 2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사망자 전망치를) 10만에서 20만명 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자 증가 추세가 2주 뒤쯤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을 인용하며 6월1일까지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2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언급하면서는 이를 10만명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면 정부가 ”매우 잘 (대응)해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