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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트럼프에게 : "뉴욕을 구할 거냐, 아니면 나가 죽으라는 말이냐"

코로나19로 막대한 세금 수입이 줄어든 뉴욕시는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요청해왔다.

  • 허완
  • 입력 2020.04.20 14:30
  • 수정 2020.04.20 14:32

빌 더블라지오 미국 뉴욕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조금 격하게.

″트럼프 대통령님, 어떻게 된 겁니까? 왜 입을 다물고 계십니까?” 19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브리핑에 나선 더블라지오 시장이 목소리를 높였다.

″원래 수다스러우시잖아요. 모든 것에 대해 의견을 밝히시잖아요. 대체 어떻게 미국 도시와 주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없으실 수가 있습니까? 대체 어떻게 (미국의 코로나19) 진원인 뉴욕시가 연방 정부의 지원 없이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까?”

최근 더블라지오 시장은 코로나19로 세금이 덜 걷히고 있는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요청해왔다. 그는 내년까지 세금 수입 감소분이 최대 740억달러(약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불과 약 2주 만에 벌어진 이 정도 규모의 재정적 손실을 메울 수는 없습니다.” 지난 16일 그가 트럼프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며 한 말이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3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2조달러(약 2400조원) 규모의 지원책에서 뉴욕시의 몫은 14억달러에 불과한 반면 항공업계에는 580억달러가 지원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4월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4월19일. ⓒASSOCIATED PRESS

 

이날 더블라지오 시장은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다는듯 한층 격한 어조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이 파산 위기에 처한 뉴욕시에 대한 재정 지원을 거부했다는 소식을 전한 1975년 ‘뉴욕데일리뉴스’의 유명한 헤드라인을 언급했다. 

당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뉴욕시에 재정을 지원하도록 하는 일체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자 1919년 창간된 이 유서 깊은 매체는 훗날 역사에 남게 될 제목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포드가 뉴욕에게 : 나가 죽으라 (FORD TO CITY : DROP DEAD)’

1970년대 뉴욕시의 재정위기 전설로 기록된 1975년 10월30일자 뉴욕데일리뉴스 1면.
1970년대 뉴욕시의 재정위기 전설로 기록된 1975년 10월30일자 뉴욕데일리뉴스 1면. ⓒNew York Daily News Archive via Getty Images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촉구하는 시위에 등장한 뉴욕데일리뉴스의 1면. 뉴욕, 미국. 1975년 11월11일.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촉구하는 시위에 등장한 뉴욕데일리뉴스의 1면. 뉴욕, 미국. 1975년 11월11일. ⓒAllan Tannenbaum via Getty Images

 

″‘포드가 뉴욕에게 : 나가 죽으라’고 하는 그 유명한 데일리뉴스 1면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묻고 싶습니다. 뉴욕시를 구하실 겁니까 아니면 뉴욕시에게 나가 죽으라는 말씀이십니까? 어느 쪽입니까?”

의회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후속 지원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공화당은 주정부와 지역 정부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넣자는 민주당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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