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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코로나19 발병률이 이탈리아와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미국 내 전체 확진자의 절반에 육박한다.

  • 허완
  • 입력 2020.03.24 14:45
  • 수정 2020.03.24 14:46
항상 인파로 붐비던 뉴욕 타임스 스퀘어가 텅 비어있다. 2020년 3월23일.
항상 인파로 붐비던 뉴욕 타임스 스퀘어가 텅 비어있다. 2020년 3월23일. ⓒCarlo Allegri / Reuters

미국 뉴욕이 코로나19의 진앙으로 떠오르고 있다.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더니 이제는 미국 내 전체 누적 확진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게 됐고, 전체 인구 중 감염된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발병률은 이탈리아와 비슷한 수준까지 높아졌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책본부의 보건 전문가 데보라 버크스 조정관은 23일(현지시각)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뉴욕시와 뉴저지, 롱아일랜드 일부를 아우르는 지역의 발병률(attack rate)이 1000명 당 한 명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지역보다 다섯 배 높은”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버크스 조정관은 이 지역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들 중 확진 판정을 받은 비율이 무려 28%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는 8%가 안 된다.”

″그러므로 뉴욕에 있는 모든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현 시점에서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 정도 수치라면 이 지역에서는 (본격적인 대응이 이뤄지기 전부터) 바이러스가 몇 주 동안이나 확산하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데보라 버크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책본부 조정관이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3월23일.
데보라 버크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책본부 조정관이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년 3월23일. ⓒASSOCIATED PRESS

 

23일 주 정부 브리핑에 따르면, 뉴욕주에서는 하루 동안에만 5707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는 2만875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내 전체 확진자 4만3000여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뉴욕주 전체로 따져보면, 10만명당 감염자수는 107명 수준으로 이는 이탈리아(106명)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뉴욕시만 놓고 보면 발병률은 650명당 한 명 꼴이다.

 

뉴욕주가 이처럼 코로나19의 진앙으로 떠오른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뉴욕시 브루클린의 유대인 커뮤니티와 뉴욕 근교의 위성도시 뉴로셸을 비롯해 곳곳에서 대규모 집단 감염이 진행된 게 우선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이 시기는 진단검사 키트 부족으로 검사조차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던 때다.

뉴욕주는 일찌감치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한편, 진단검사 키트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끝에 현재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는 23일 브리핑에서 ”뉴욕주는 현재 하루에 1만6000명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내 다른 그 어떤 주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인구당 건수로 중국과 한국보다도 더 많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가 주방위군 병력들과 언론인들 앞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년 3월23일.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가 주방위군 병력들과 언론인들 앞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년 3월23일. ⓒSpencer Platt via Getty Images

 

그밖에도 뉴욕은 미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고, 하루에 500만명이 지하철을 이용할 정도로 미국에서는 드물게 대중교통 통근 인구가 많다는 점,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경제와 문화, 교통의 중심지라는 점 등도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고 NYT는 분석했다.

″내가 이 테이블을 만지면, 바이러스는 이틀 동안 여기에 머물게 된다. 내가 자리를 떴다고 해도 내일 누군가 와서 여기를 만지는 거다.” 쿠오모 주지사의 말이다. ”뉴욕시의 그 인구밀도를 생각해보라.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것들을 만지지 않나? 공원의 벤치, 식료품점의 카운터들. 도시의 일상을 한 번 떠올려보라.”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모든 병원의 가용 병상을 최소한 50% 이상 추가로 늘리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를 100%까지 늘린다는 게 주 정부의 목표다.

또 마스크와 장갑 등 의료장비를 긴급하게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도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부족한 의료진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자원봉사 요청에는 은퇴한 전문인력 3만여명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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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