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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5일 17시 45분 KST

'성소수자 역은 실제 성소수자 배우만 연기해야 한다'는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주장을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가 정면 반박했다

"성적지향과 관계없이 그 역에 맞는 최고의 배우를 고용하는 게 중요하다."

Santiago Felipe via Getty Images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

인기 미국 시트콤 시리즈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에서 여자를 좋아하는 바람둥이 ‘바니’ 역을 맡은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가 이성애자 배우도 성소수자 역을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해리스는 2006년 11월에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했다.

이는 실제 게이 배우들이 게이 역할을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다수 의견과는 반대되는 입장이다. 현재 해리스는 1980년대 영국에서 에이즈 위기를 겪으며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기록한 ‘러셀 T 데이비스’ 작가의 미니시리즈 ‘잇츠어신‘에 출연 중이다. 러셀 T 데이비스 작가는 성소수자 주인공들의 삶을 보여주는 유명한 미국 TV 드라마 시리즈 ‘퀴어애즈포크’의 작가다. 데이비스는 최근 게이 역에는 실제 게이 배우만 캐스팅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해리스는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데이비스가 게이 역할에 실제 게이만 캐스팅하고 싶다는 최근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니다. 배우로서 능력만 있고 잘 어울린다면 모든 종류의 배역에 캐스팅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에 9년이나 출연했지만 내가 연기한 ‘바니’ 역과 실제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성적지향과 관계없이 그 역에 맞는 최고의 배우를 고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리스는 수십 년 동안 다양한 성적지향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그는 ”이성애자인 배우가 게이 역할을 연기할 때, 오히려 뭔가 섹시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단,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새로움에서 오는 긴장감이 있다. 그럴 각오가 없다면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해리스는 이어 ‘퀴어애즈포크’에 이성애자 배우들이 게이 역할을 맡은 사실을 언급했다. ”내게 이 시리즈는 터닝포인트였다. 섹시한 게이 남자들이 중요한 주인공을 맡은 게 매우 중요하게 다가왔다. 이전까지 많은 섹시한 게이들은 단지 코믹한 조연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앞으로도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역할을 모두 연기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요즘 세상에서는 감독이 당신에게 동성애자이거나 또는 이성애자일 것을 요구할 수 없다. 대체 어느 배우가 동성애자인지 어떻게 판별할 건가?”

해리스의 이번 발언은 그동안 성소수자 역할과 배우에 관한 데이비스의 수많은 발언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데이비스는 ”성소수자 역할에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러셀 T 데이비스

 

데이비스는 라디오타임스에 ”게이 역할을 맡을 때 ‘연기’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왜냐면 정말 ‘게이 연기’에는 진정성이 없고 단지 화면에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만들어진 공식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흑인 역에 백인을 섭외해 까맣게 분장을 시키는 일은 없지 않은가?”

데이비스는 별도의 인터뷰에서 게이 배역을 게이 배우들로 채워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불평등을 복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함께 일한 이성애자 배우들에게는 감사하고 정말 잘 해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게이 배역에는 게이 배우만 캐스팅하는 게 맞다고 믿는다.”

최근 할리우드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성소수자 캐릭터를 이성애자 배우가 연기하는 게 옳으냐는 논쟁이 불을 붙고 있다. 2018년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로부터 광범위한 반발에 봉착한 뒤 영화 ‘럽 앤 터그‘에서 트랜스젠더 남성역에서 물러났다. 최근에는 제임스 코든이 넷플릭스 영화 ‘더 프롬‘에서 ‘여성스러운’ 동성애자를 연기했는데, 많은 이들이 그의 연기를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불쾌한 연기라고 평가하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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