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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임사체험을 통해 깨달은 것들

살지 못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 김태성
  • 입력 2018.08.02 16:47
  • 수정 2018.08.0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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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Kazunori Nagashima via Getty Images

*필자는 엄마이자 패션, 미용, 영적 영역 등 삶 자체를 사랑하는 진행형 인간이다.

 

그녀에게는 임사체험이 필요했다?

죽음의 경계선에 선 느낌, 즉 임사체험을 작년에 겪었던 나는 지난 1년 동안 위 질문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특별한 수술은 아니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심부정맥혈전증이라는 부작용이 생겼고 폐색전증이라는 위급한 상태로 발전했다. 응급실 의사들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내게 경고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가져보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죽음과 그렇게 정면으로 맞닥뜨려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살지 못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매우 차분한, 평온한 기분이었지만(아마 상당량의 모르핀을 투입했다는 사실이 그 상태에 일조한 듯) 동시에 너무나 슬펐다. 두 딸을 비롯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남기고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렸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나 실망시킨 사람에 대한 생각, 또 더 부자였으면, 더 날씬했으면, 더 많은 걸 성취했으면 등의 생각이나 후회는 아예 떠오르지 않았다. 확실한 건 한가지뿐이었다. 지구를 떠날 마음의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는 것.

나는 내 평생 두 번의 매우 깊은 영적 체험을 해봤다. 첫 번째는 심한 알코올 중독증에 빠졌을 때다. 한 홍콩 해변에 무릎 꿇고 앉아 신에게 술을 끊게 해달라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한 적이 있다. 수술한 병원 예배당에서 두 번째 체험을 했다. 혼자 거동할 수 있게 된 나는 예배당을 찾았다. 거기에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었던 것 같다. 병원 예배당이어서 그랬는지 세상을 떠난 환자를 기억하는 가족들의 방문록 같은 게 있었다. 나는 자신에게 물었다. 나보다 살 이유가 더 많은 사람도 있었을 텐데 왜 그들은 죽고 나는 살았을까? 더 열심히, 더 올바르게 살아야겠다는 경각심을 주는 질문이었다.

병원에 있는 동안 그리고 퇴원 후 몇 달 동안, 나는 인간의 본성이 좋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당시 느꼈던 사람들의 친절함은 나에게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임사체험을 겪은 후의 그 기분을 병에 담아 팔 수 있다면 아마 억만장자가 될 것이다(삶의 의미도 동시에 밝힐 수 있을 거다).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보였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기분은 계속 가지 않았다. 몇 달도 안 되어 불친절한 택시 운전자 때문에 화가 치밀었고, 주방 바닥이 더럽다는 걸 걱정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생각에 신경질이 났다.  

그러나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도 많다.

  •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먼저 사과하고 문제 해결에 노력한다.
  • 원한은 자신에게만 손해이므로 용서하고 잊는다.
  • 다만 해로운 사람이나 상황은 피하는 게 좋으며 이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편견 없는,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다음을 꼭 기억하라. ”꼭 해야 하는 말인가? 지금 해야 하는 말인가? 내가 해야 하는 말인가?” 삶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매사에 감사하는 게 진정한 지혜다. 가장 힘든 순간도 지나가게 돼 있다는 걸 기억하면서 말이다.

나는 다음 직장, 다음 남성, 다음 집, 다음 나라가 내게 행복을 안겨줄 거라고 믿었다. 물론 아니다. 내가 어딜 가든 ‘나’도 그곳에 있다. 나의 문제는 나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나를 제대로 파악하면 나머지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

먼 날의 행복을 쫓지 말고 그 과정을 즐기는 게 행복의 열쇠다.

더 중요한 게 있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따뜻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거다. 그 사람들과 함께할 시간이 이 세상 외에는 없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허프포스트UK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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