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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상위 작성자 100명이 댓글 23만개 달았다

계정 1개당 평균 댓글 수는 2.58개다.

ⓒBrianAJackson via Getty Images

기사에 달린 많은 댓글이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정반대였던 적이 있는가? 댓글 공론장의 내막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소수의 다량 댓글 작성자가 댓글 창을 점유한 정황이 속속 발견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수의 이용자가 다는 다량의 비방·명예훼손성 글이 댓글 공론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수의 이용자가 댓글 공론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은 통계로 증명된다. 누리집 ‘워드미터’는 지난해 10월30일부터 지난 23일(오전 10시 기준)까지 네이버의 댓글 작성자, 작성 글, 공감 수 등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 결과 자료 수집 기간 댓글 상위 작성자 100명이 단 댓글의 수는 무려 23만487건에 달했다. 네이버 이용자 수는 1693만1443명이다. 같은 기간 계정 1개당 댓글 수가 평균 2.58개인 점에 견주면 댓글 작성자의 쏠림 현상은 확연하다.

ⓒ한겨레

댓글을 많이 작성한 상위 100명의 글은 절반 이상(56.6%)인 13만420건이 정치 기사에 집중됐다. 특히 작성 댓글 수 1위를 기록한 ㄱ 계정은 자료 수집 기간에 총 4284개의 댓글을 남겼다.

이 아이디가 작성한 글들을 보면 주로 정치 기사에 등장한 정치인 비방이 대부분이다. 가령 이 누리꾼은 지난 16일 한 정치인을 다룬 기사에 “이거 완전 쓰레기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이 쓰레기…”라는 같은 댓글을 12번이나 반복해 달았다.

이와 같은 소수 이용자의 다량 댓글은 누리꾼의 인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몇몇 연구로도 입증된 바 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2012년 논문 ‘인터넷 댓글이 정치인에 대한 판단에 미치는 영향: 정정 메시지의 역할을 중심으로’에 대학생 177명을 상대로 해당 정치인에 대한 댓글을 보여주고 투표 의향과 부정·긍정 반응을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연구 결과 타당성이 낮은 댓글조차도 누리꾼의 투표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발견했다. 또 댓글 성격에 따라 해당 정치인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강재원 동국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인터넷 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의 효과 연구-이슈의 관여도와 의견의 일치성 여부를 고려해서(2012)’를 통해 “누리꾼들은 특히 관심과 배경지식이 적은 분야에서 댓글에 강하게 동조하는 현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사안에 대한 의견 분포를 실제로 살펴보면 양쪽 극단이 25%, 중도가 50%로 나타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온라인의 경우 중도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글을 올리지 않고 관망하는 반면 양극단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댓글을 많이 올린다. 실제 다수 의견이 공론장을 지배한다기보다는, ‘다수처럼 보이는’ 의견이 여론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짚었다. 그는 “댓글로는 실제 의견 분포를 알 수 없게 되고 다수처럼 보이는 게 실제 다수인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며 “그러다 보면 누군가는 ‘우리 편이 다수’처럼 보이게 하려고 과도한 노력을 쏟게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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