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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이 "오랫동안 인종차별적 보도를 해왔다"고 고백하다

"과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자사 보도에 대한 분석을 전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인종차별주의자였다. 우리는 이것을 인정해야한다.” 

월간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지난 100여 년간 차별적 메시지를 담은 기사와 사진을 게시해왔다고 스스로 밝혔다.  

12일(현지시간) ABC뉴스 등에 따르면 버지니아대학교 소속 역사학자인 존 에드윈 메이슨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의뢰를 받고 해당 잡지 130년 치 표지와 사진, 기사 내용을 검토했다. 

그 결과 이 잡지는 1970년대까지 유색인종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계속해서 전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과거 보도에서 서구 세계를 역동적이고 합리적인 곳으로, 유색인종 사회는 원시적이며 진보하지 않는 것처럼 그려졌다. 

유색인종은 공장의 기술자들이나 하인으로 묘사됐다. 일부 국가 원주민들은 종종 헐벗은 모습으로 사진에 담겼다. 여성들은 가슴을 훤히 내놓은 채였다. 보통 백인 남성들이 정장을 차려입고 최신 기술을 이용하는 엘리트로 묘사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사를 진행한 메이슨은 NPR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의 기사와 사진에 담긴 것은 단순한 인종 간 차이점이 아니었다”며 ”이들은 계층을 나눴고 최상위에는 서구권 국가가, 그 밑으로는 유색인종이 존재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1916년 보도에서는 호주 원주민들을 ‘야만인’이라고 쓰기도 했다. 원주민 남녀 2명을 찍은 사진 아래에는 ”호주 남부의 흑인 친구들: 이 야만인들의 지능은 인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라는 설명이 달렸다.

취재 내용을 선정한 기준도 문제가 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불편한 것은 보여주지 않는다’는 정책을 바탕으로 전쟁이나 기근, 내전 등 내용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인종차별과 이로 인한 문제도 전하지 않았다. 

1960년 남아프리카 연방 요하네스버그 인근 샤프빌에서 인종차별 반대를 외치는 학생들과 흑인 69명을 경찰이 살해한 ‘샤프빌 학살’도 보도되지 않았다. 독자들에게 유색인종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차별을 마주할 기회도 제공하지 않은 셈이다.

내셔널그래픽 최초의 여성·유대인 출신 편집장인 수잔 골드버그는 ”우리는 세계의 진짜 모습을 전할 의무가 있고, 인종 관련 보도를 할 때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무엇이 문제인지에 논하고 이를 반성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더 나아질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4월호에서 인종주의가 이때까지 어떻게 사회를 분열시키고 통합했는지 특집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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