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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 15일 18시 08분 KST

인권위가 스포츠계 성폭력·폭력 근절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주문했다

인권위는 "승리지상주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1
(자료사진)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019년 1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체육계 폭력·성폭력의 완전한 근절을 위해 특별조사단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에 한 학교의 운동부 코치가 학생을 성추행하고 폭력 및 학대를 일삼았다는 내용이 접수됐다. 사건은 문체부에서 대한체육회로, 도 체육회로, 지역 시 체육회로 계속 이첩됐다.

시 체육회는 성추행 외 나머지 조사를 누락했으며 성추행도 혐의자 조사 없이 피해자 주변만 확인한 후 신고 내용을 거짓이라 결론내렸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소속된 지역기관 단체에 사건이 되돌아가 이른바 ‘셀프 조사’가 이뤄진 셈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5일 이와 같은 사례를 소개하며 ”오랜 기간 계속된 국가 주도의 체육정책과 여기서 비롯된 승리지상주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체육계 성폭력 피해는 계속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문체부, 교육부,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에 권고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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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성폭력 신고자 38%, 부실처리 의심

 

인권위는 지난해 2월 교육부, 문체부, 여성가족부와 함께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발족하고 스포츠분야에서 발생하는 폭력·성폭력 사건을 중심으로 진정을 접수받았다.

같은 해 4월에는 직권으로 통합체육회 및 소속 회원단체,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 대한 확대 조사를 결정한 후 10월까지 344개 기관의 최근 5년간 폭력·성폭력 신고 처리 사례와 이들 기관의 보호제도 및 구제체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인권위는 스포츠계가 나름의 인권보호체계를 구비하고 있지만 △가해자의 신분과 소속에 따라 조사·징계처리를 하는 기관과 단체 및 징계 기준이 제각각이거나 없음 △신뢰할 수 있는 상담과 신고 창구가 미흡 △신고하더라도 처리 지연, 사건 이첩·재이첩이 빈번해 피해자의 신상이 소속 기관·단체에 알려지거나 공정한 처리가 이뤄지지 않음 △엄격한 기준이 있음에도 자율적인 이유로 징게를 쉽게 감경 △징계 정보가 단체·기관별로 각자 혹은 부실하게 관리돼 징계 받은 사람들이 쉽게 활동을 재개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파악했다.

인권위는 ”근 5년 동안 문체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와 주요 체육단체의 구제기구에서 처리한 폭력·성폭력 사건은 349건이며, 이마저도 부실하게 처리됐다고 의심되는 경우가 132건(38%)이고, 특별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지체된 경우가 28건(8%)이나 됐다”고 설명했다.

공정하지 않은 처리 기준도 언급하며 ”엄격한 처리 기준과 제도를 정비한 곳도 실제로는 지키지 않는 사례가 다수였고, 지방자치단체나 기타 공공기관은 그러한 기준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초·중·고등학교는 학생 중심의 학교폭력 대응 제도 속에서만 피해구제 절차가 진행돼 지도자에 의한 가해에 대해서는 적정한 기준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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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하게 왜곡돼 온 체육계, 제도개선 필요해”

 

인권위는 교육부 및 문체부에 학교와 직장 운동부의 지도자 관리, 선수보호 의무를 법제화 할 것을,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에는 폭력·성폭력 사안의 징계기구 통합, 피해자 보호조치 의무화 등 구체적인 제도개선을 할 것을 권고했다.

문 대통령에게는 대통령이 행정수반으로서 직접 중심이 돼 국가적 책무로서 인식의 대전환을 이끌며 오랜 기간 견고하게 왜곡돼 온 체육계 폭력적 환경과 구조를 변혁할 것과 체육계로부터 온전히 독립적인 인권위를 전문적 조사기구로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에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피해자 개인에 대한 보호와 관계기관·단체에 대한 감시를 진행하지 못했던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최 선수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보며, 일부 체육행정의 주체들만의 개혁과 실천만으로는 이와 같은 불행을 막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육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폭력과 성폭력 피해에 대한 철저한 피해자 보호와 공정한 조사, 처리가 현재 운영 중인 제도와 기구로는 한계가 있음이 나타났다”며 ”연속적이고 통합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독립적인 조사 권한과 전문성을 갖춘 국가기관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