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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천문학자는 어쩌다 나사가 12년 전에 잃어버린 인공위성을 찾았나?

  • 박세회
  • 입력 2018.02.01 15:18
  • 수정 2018.02.01 15:34
인공위성 '이미지'와 나사의 과학자들.
인공위성 '이미지'와 나사의 과학자들. ⓒ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이 한 아마추어 천문학자의 도움으로 12년 전에 사라진 인공위성 ‘이미지’(IMAGE)를 다시 찾았다.

이미지는 2000년 ‘고귀한 목적’으로 우주로 발사된 인공위성이다. 지구의 자기장은 태양으로부터 날아오는 전자기파나 플라스마 등을 포함한 태양풍과 우주 공간의 우주선(Cosmic Ray)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태양풍 입자의 일부가 자기권에 붙잡혀 극지방의 대기 원자와 만나 충돌하며 빛을 발하는 현상이 ‘오로라’다. 또한, 태양풍과 지구 자기권 사이의 경계면을 자기권계면이라 한다. 이미지는 오로라를 포함해 자기권계면에선 벌어지는 활동을 포착하기 위해 발사된 위성이다. 

원래는 2년을 기한으로 발사된 이미지는 2005년까지 인류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광경을 나사로 전송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워싱턴포스트’가 정리한 것을 보면 이미지는 지구가 우주 폭풍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마치 먹물을 쏘아대는 오징어처럼 대기를 분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지구 자기장의 균열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지구를 둘러싼 방사선의 존재를 추적했다. 

이미지가 갑작스레 사진을 보내지 않기 시작한 건 지난 2005년 12월부터다. 나사의 과학자들은 전파 송수신 장치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추측했으나, 송수신 장치에 이상이 생겼다면 지구에서 신호를 보낼 도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나사는 한 달 후 “이미지의 임무는 성공적이었으나 이제는 종료되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나사는 “위성의 전력 시스템이 고장 났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틀린 얘기였다.

이미지가 ‘죽었다’고 생각한 지 약 12년이 지난 2018년 1월 미국의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스콧 틸리(Scott Tilley)는 다른 인공위성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정부 기관이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의 우주 항공회사 ‘스페이스 X’의 ‘팰컨 9’ 로켓으로 ‘주마’라는 코드명의 인공위성을 극비리에 발사했다가 궤도 진입에 실패한 바 있다. 발사 자체도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던 만큼, 이 인공위성이 우주를 떠돌고 있는지 바다에 떨어졌는지도 알 수 없었다. 스콧 틸리는 이 비밀 위성의 행방을 찾고 싶었다. 

미국의 ‘공영라디오방송‘(NPR)의 설명을 보면 캐나다 서부해안에 사는 47세의 전기 기술자 틸리는 자신의 취미인 ‘전파 천문학’을 살려 ‘주마’의 행방을 찾던 20일(현지시간), 데이터를 보던 중 수수께끼의 전파 하나를 찾았다. 그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적었다. 지구의 주위를 도는 수백 개의 인공위성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신호가 다시 잡혔을 때 ‘구글링’을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수수께끼 신호의 중심 주파수는 ’2272.478 ~ 2273.418 MHz’를 기록했는데, 이는 이미지의 중심 주파수와 도플러 효과로 인한 오차 범위 내에서 일치했다. 

틸리의 이메일을 받고 이를 검증한 나사는 1월 29일 해당 위성이 12년 전에 잃어버린 인공위성 ‘이미지’가 맞다는 결과를 누리집에 게시했다. 나사는 “이미지가 만약에 재가동 된다면 북반구의 오로라 지역을 관측하기 좋은 궤도에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이미지가 모은 아카이브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미지는 태양광 전지를 사용해 다시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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