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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가 '히든피겨스' 주인공 메리 잭슨의 이름을 따 본부 명칭을 변경한다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였던 메리 W. 잭슨은 다음 세대 여성 및 비(非)백인 과학자들을 키워내는 일에도 힘을 쏟았다.

  • 허완
  • 입력 2020.06.26 18:33
(자료사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 메리 W. 잭슨이 버지니아주 햄프턴에 위치한 랭글리 연구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77년.
(자료사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 메리 W. 잭슨이 버지니아주 햄프턴에 위치한 랭글리 연구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77년. ⓒASSOCIATED PRESS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 메리 W. 잭슨의 이름을 따서 NASA 워싱턴 본부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메리는 현상 유지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장애물을 깨고 엔지니어링과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흑인과 여성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젖혔다.” 25일(현지시각) 발표된 공식 보도자료에서 짐 브라이드스타인 국장이 말했다. 

″우리는 오늘 메리 W. 잭슨 본부 청사라는 새로운 명칭을 발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대학에서 수학과 자연과학을 전공한 잭슨은 1951년 훗날 NASA에 합병된 국가항공자문위원회(NACA)에서 우주공학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가 일했던 버지니아주 랭글리 NACA 연구센터의 ‘West Area Computing Unit’은 흑인 여성들로만 구성된 부서였다. 이 때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남성 인력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미국 정부기관들이 여성과 소수인종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던 시기다.  

잭슨은 이곳에서 수학 연구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컴퓨터는 커녕 전자계산기도 없던 시절 계산을 수행하던 ‘인간 컴퓨터’들 중 한 명이었다.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과 함께 영화 ‘히든 피겨스(2016)’에 등장하는 주인공 세 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뛰어난 계산 능력을 인정 받은 잭슨은 초음속 압력 터널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됐고, 상급자였던 엔지니어(백인 남성)의 권유로 엔지니어로 진급하기 위한 육성 과정을 수강하게 된다.

이 때 수강 자격을 갖추려면 수학과 물리학 분야의 석사 학위가 필요했는데, 가까운 버지니아대학교 야간반은 ‘백인 전용’이었다. (미국에서 짐 크로법으로 불린 백인과 흑인의 분리 정책이 폐지된 건 이보다 몇 년 뒤인 1965년의 일이다.) 잭슨은 시 당국에 청원을 제기한 끝에 특별 허가를 받아 백인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학위를 마친 뒤 1958년, 그는 정식으로 엔지니어가 된다.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다. 잭슨은 풍력 터널 실험실에서 나오는 각종 데이터와 비행기의 실제 비행 자료들을 계산·분석했고, 20여년 동안 수많은 연구에 참여했다. 

NASA 엔지니어로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직책까지 경험한 잭슨은 이후 1985년에 퇴직하기 전까지 다음 세대의 능력 있는 여성, 소수 인종 과학자를 키워내기 위해 NASA 내부의 변화를 이끌었다. 

2005년 별세한 잭슨은 ‘히든 피겨스‘에 함께 묘사된 흑인 여성 동료들인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등과 함께 2019년에 의회 명예 훈장을 수여 받았다. 같은 해 NASA는 워싱턴DC 본부 앞 도로를 ‘히든 피겨스 웨이’로 개명하기도 했다. 

″전국의 NASA 시설들은 일생을 바쳐 항공우주 산업을 개척해나간 사람들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브라이드스타인 국장이 말했다.

그는 미국의 오늘을 만드는 데 기여했음에도 그동안 소수자(여성, 비백인, 성소수자 등)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덜 조명받아왔던 인물들을 더 많이 기념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미국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성공에 기여한 유색 인종과 다양한 배경의 인물들이 많이 있음을 알고 있다. 우리가 1년 전쯤 ‘유니티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이런 대화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NASA는 다양성을 확장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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