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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해서 못 견디게 해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육아휴직 후 돌아온 여성 팀장을 향해 지시한 내용

커지는 총수 리스크.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뉴스1/SBS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회사가 육아휴직을 낸 여성 팀장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 회장은 불가리스 효과 과장 사태에 이어 회사 매각 결정을 번복하며 주식 매매 계약을 맺은 상대방과 법정 공방을 예고한 바 있다. 남양유업의 ‘총수 리스크’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부당 대우 없었다는 남양유업 ”법적 절차 진행 중” 

남양유업은 7일 전날 SBS 보도로 불거진 홍 회장의 ‘부당인사’ 의혹에 대한 입장문을 내놨다. 회사 쪽은 “육아휴직 제도는 많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으며 육아휴직과 관련해 그 어떠한 인사상 불이익 및 부당한 대우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이어 “언론 보도상의 해당 직원의 육아 휴직 관련 주장은 고등법원에서 기각된 가운데 현재 법적 판결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SBS 보도를 보면, 2015년 육아휴직을 낸 최아무개 팀장은 1년 뒤 돌아오자 이전 업무와 관련 없는 단순업무를 부여받았다. 이에 2017년 최씨가 노동위원회에 부당 인사발령 구제신청을 내자, 회사는 고양 물류센터, 천안 물류창고 등으로 인사 발령을 냈다고 한다. 이 과정에 홍 회장이 직접 관여했다는 근거도 제시됐다. 홍 회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빡세게 일을 시키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강한 압박을 해서 지금 못 견디게 해”, “위법은 하는 건 아니지만 한계 선상을 걸으라 얘기야” 라고 한 음성 녹취가 공개됐다.

 

홍원식 회장 발언에 대해서는 설명 없음

회사 쪽은 부당 인사 자체를 부인하면서도 녹취된 홍 회장의 발언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회사 쪽은 이와 관련 한겨레의 질문에 “상대방을 비롯해 녹취 시기 및 앞뒤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없어 해당 내용과 관련된 사안인지 파악이 어렵다”고만 밝혔다.

남양유업은 최근 홍 회장의 지분 매각 계획 번복 등으로 극심한 혼돈에 빠진 상태다. 홍 회장은 지난 4월 불가리스 과장 홍보 사건 이후 불거진 불매 운동 등에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대국민 사과 및 경영 은퇴 발표에다 지분 매각 계획까지 내놨으나 3개월여가 지난 현재 이를 모두 번복했다. 매각 계획 발표 후 지난 7월2일 장중 최고 81만3천원까지 올랐던 남양유업 주가는 매각 계획 철회 등 총수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서 40만원대 후반까지 주저앉았다. 경찰은 최근 불가리스 과장 홍보에 관여한 남양유업 임직원 4명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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