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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이 '신비한 동물사전2'에서 맡은 역할이 공개되자 '해리포터' 팬들은 분노했다

조앤 K. 롤링이 진화에 나섰지만...

  • 김태우
  • 입력 2018.09.27 18:11
  • 수정 2018.09.27 23:04

배우 수현이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비한 동물사전 2)에서 맡은 역할은 말레딕투스(혈통을 따라 내려온 저주로 인해 특정 동물로 변신할 수 있지만 결국 그 동물로 평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되는 사람)로만 소개됐을 뿐, 약 1년간 비밀에 부쳐졌다. 그러던 지난 25일(현지시각), 수현의 배역이 마침내 공개됐다. 볼드모트가 키우는 뱀이자 호크룩스인 ‘내기니’다. 

ⓒWarner Bros

해리포터 팬들 사이에서는 내기니역 캐스팅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팬들은 한국인이 영화에 처음 등장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또 다른 일부는 세계관이 모두 뒤엉켜버렸다며 분노를 표했다.

소설에서 내기니는 볼드모트가 알바니아에서 유배를 보내던 중 만난 뱀으로 묘사된다. 내기니가 동유럽에서 태어난 뱀일 거라고 믿어온 팬들은 한국인 배우가 이 역할을 맡으면서 해리포터 세계관이 혼란스러워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내기니를 아시아인 여성으로 묘사하는 건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과 ‘해리포터’ 시리즈 제작 과정에서 여러 차례 불거진 ‘백인 중심 캐스팅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의견 역시 제기됐다. 

해리포터 팬으로 자란 나는 할로윈 때 초챙으로 변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 초챙 말고도 백인 남성의 애완동물로 변장할 수 있다니 정말 기쁘다!

 

논란이 거세지자 ‘신비한 동물사전’ 원작자이자 프로듀서인 조앤 K. 롤링은 진화에 나섰다.

”당신은 책에서 인종 다양성을 충분히 다루지 않았다. 그런데 내기니를 갑자기 한국 여성으로 만든 것은 쓰레기 같은 짓이다. 깨어있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뒤늦게 인종 다양성을 불어넣는 건 옳지 않다”라는 한 트위터리안의 비판에 롤링은 ”내기니는 인도네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뱀 ‘나가’”라며 ”인도네시아는 자바인, 중국인, 베타위인 등 수백 가지 인종으로 이루어진 나라”라고 해명했다. 

롤링은 이어 내기니의 정체는 ″지난 20년간 숨겨온” 비밀이라며 급히 내린 결정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롤링에 해명에도 내기니역 캐스팅를 둘러싼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아래는 분노한 팬들의 트윗들. 

사람들: 영화에 백인만 잔뜩 나오는데, 다른 인종도 좀 캐스팅해봐. 

롤링: 알겠어. 아시아인 여성이 있는데 말이야.

사람들: 좋아. 

롤링: 서커스에서 일해.

사람들: 그래. 

롤링: 뱀처럼 생겼어.

사람들: ...

롤링: 왜냐하면 그녀는 ‘내기니’거든!

사람들: 당신 왜 그래?! 

내기니 정체 공개가 ”대박”이었다는 사람들에게. 

자바인으로서 내기니의 유래를 설명하려는 당신의 시도는 존중하지만,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었다. 내기니가 인도네시아의 신화에 등장한다면서 한국인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는 뭔가? 우리가 다 똑같이 생겨서 그런 건가? 당신에게 아시아 문화는 자유롭게 바꿔도 괜찮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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