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21년 02월 08일 16시 07분 KST

"돈 준다고 애 낳냐" 박영선 비판에 나경원이 "달나라 시장 되려는 거냐"고 반박했다

앞서 '나경영 논란'까지 불러왔던 공약.

뉴스1
박영선과 나경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1억원대 결혼·출산 지원’ 공약이 당내 ‘나경영(나경원+허경영) 논란’을 부른 데 이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의 설전으로까지 이어졌다. 박 후보가 “돈을 준다고 출산하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하자, 나 후보가 “달나라 시장이 되려는 것이냐”고 반박하고 나섰다.

박 후보는 8일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나 후보의 신혼부부 등을 위한 부동산 공약에 대해 “결혼·출산의 기본 가치는 행복”이라며 “결혼이나 출산 문제를 돈과 연결시켜 가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이나 출산 자체가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며 “저는 도시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고 출산해서 아이를 더 쉽게 기르게 해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의 삶을 개선하는 자신의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이 현금 지원 방식의 나 후보 공약보다 낫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나 후보는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매년 1만호씩 공급할 토지임대부 주택에 입주한 청년이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는다면 시가 대납하는 대출이자 지원 총액이 9년간 최대 1억17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혼 자격으로 분양을 받아 입주한 청년이 신혼부부, 출산가구가 순차적으로 되어야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일정기간 빌려주고, 건물만 입주자에게 분양하는 주택이다.

한겨레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스튜디오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박 후보는 지원금 액수의 근거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 후보는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돈을 주는 것에는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것을 근거로 그런 액수가 계산됐는지 근거를 좀 듣고 싶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무 근거 없이 마구 국가가 돈을 퍼주는 것을 그렇게 썩 좋아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영선 후보님,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고 합니까?’라는 제목의 반박글을 올렸다. 나 후보는 이 글에서 “박 후보께서는 결혼과 출산의 전제조건을 ‘행복’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돈과 연결시켜서 가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하셨고, ‘즐거운 도시’가 돼야 결혼과 출산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도 말씀하셨다”며 “그렇다면 박 후보님, 묻고 싶다. ‘어떻게’ 시민들을 행복하게, 즐겁게 해드릴 것인가? 그 ‘how to’(방법)에서 과연 주거 안정을 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나 후보는 또 “문재인 정부가 2018~2020년 3년간 쏟아 부은 저출산 예산만 무려 96조원이 넘는다. 그 돈 잘 썼으면 이렇게까지 안 됐다”며 “내 집 마련의 꿈이 없는 도시, 당장 살 집이 없어 막막한 도시에서 과연 우리 시민들은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을까?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고 하는 게 아니라면, 정말 우리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와의 설전에 앞서 나 후보의 공약은 당내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경원인가 나경영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나경원 후보가 황당한 공약을 했다. 재산세·종부세·양도세를 감세하겠다면서 동시에 결혼하고 첫 아이를 낳는 신혼부부에게 1억17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한다”며 “세금은 깎아주고 지출은 늘리고. 대충 계산해도 5조원은 족히 소요될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셈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성 없는 황당한 공약은 자중하실 것을 나경원 후보에게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결혼수당 1억원’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에 빗대어, 공약의 현실성을 따져 물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