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원정출산 의혹을 떨치기 위해 올린 사진이 또다른 의혹을 낳았다.
나 전 의원은 전날(21일) 오전 페이스북에 아들의 입대 소식과 함께 두 장의 사진을 올렸다. 하나는 아들을 안고 눈을 감은 나 전 의원 모습이 담겼고, 다른 하나는 서울대학교병원장 명의의 소견서다.
지난해 나 전 의원은 아들을 미국에서 낳았다는 원정출산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나 전 의원은 ”(아들은) 한국 국적이 맞고 원정출산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물증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랬던 나 전 의원이 논란 후 1년이 넘은 지금 갑자기 소견서를 공개하며 원정출산 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나 전 의원은 바로 지난 달에도 ”무턱대고 원정출산 아니냐고 억지를 부리는 이들에게 왜, 도대체 왜 내가 출생증명서까지 꺼내 보이며 호소해야 하는 것인가”라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나 전 의원의 이런 태세 전환은 서울시장 출마설과도 무관치 않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이상 지지율을 얻으며 국민의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나 전 의원 입장에서는 서울시장 출마에 걸림돌이 되는 원정출산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는 편이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이 공개한 ‘소견서’가 또다른 의혹을 낳고 말았다. 소견서는 의사의 의견을 담은 서류일 뿐, 출산을 직접 증명할 순 없다는 반박이다.
부산 동아대학교병원 한명석 산부인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것만 봐서는 서울대병원에서 분만했는지, 혹은 환자의 주장을 소견서 형태로 발급되었는지 알 수 없다”며 “22년 전 분만한 걸 소견서 발급하는 (건) 아주 이례적인 경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소견서는 말 그대로 의사의 소견(opinion)일 뿐이다. 어디에도 서울대병원에서 분만했다는 언급이 없다”며 ”특이한 소견서다. 출산을 증명하려면 출생증명서를 올리면 되지”라고 충고했다.
나 전 의원은 소견서 논란에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