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자는 낙태 후유증을 강조하는 반대론자들을 실증적으로 반박한다 (인터뷰)

연구 결과, 원하는 낙태를 하지 못한 여성이 더 불행해졌다.
새로운 책인 "턴어웨이 스터디(Turnaway-Study)"는 낙태에 대한 계속되는 논쟁에 필수적인 자료와 관점을 추가했다.
새로운 책인 "턴어웨이 스터디(Turnaway-Study)"는 낙태에 대한 계속되는 논쟁에 필수적인 자료와 관점을 추가했다.

수십년 동안 낙태(임신중절) 반대 운동가들은 낙태가 종종 후회, 정신 건강 문제, 마약과 알코올 의존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며 여성에게 해롭다고 주장해 왔다.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적 권리로 인정한 1992년 연방대법원 판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조차 2007년 낙태를 한 사람들이 ‘심각한 우울증’과 자존감 상실을 경험할 수 있다는 글을 썼다.

그러한 생각은 긴 의무 대기기간(상담 후 시술까지의 기간) 같은 과도한 낙태 규제 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이같은 규제는 낙태 시술을 더 어렵게 만들고, 어떤 이들에게는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효과를 발휘해왔다.

하지만 낙태가 정말 여성에게 해를 끼칠까? 낙태를 원했지만 거부당한 사람들은? 강제 임신은 여성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 질문들이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산부인과 및 생식과학과의 다이애나 그린 포스터 교수가 수행한 연구의 핵심을 이룬다.

지난 10년 동안 포스터는 낙태를 했거나 거부당한 여성들의 정서적, 신체적, 경제적 건강을 추적하며 결과를 조사했다. 가장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임신 후 낙태 가능한 기간이 지나기 직전에 낙태한 여성과 클리닉에 너무 늦어서 낙태를 거부당한 여성과 비교했다. 두 집단이 낙태를 받거나 거부당한 날짜 차이는 단 며칠에 불과했다.

'내 몸이고 내 권리야'
'내 몸이고 내 권리야'

‘턴어웨이 스터디’라고 이름 붙은 포스터의 연구 결과는 최근 같은 제목의 으로도 출간됐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낙태는 여성의 자살 충동 위험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불안, 낮은 자존감 또는 삶의 만족도 저하 등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또한 여성의 술, 담배, 마약 사용을 증가시키지도 않았다. 여성이 원하는 낙태를 받았을 때 오히려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할 가능성이 더 컸다. 낙태를 받은 여성 중 95%는 낙태가 그들에게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낙태를 거부당한 여성의 미래는 암울했다. 그들은 연방정부가 정한 빈곤 기준선 이하로 살고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았다. 그들은 식품, 주택, 교통과 같은 기본적인 필수품을 공급받기 위해 낙태를 한 여성보다 더 큰 노력을 해야 했다. 또 그들은 폭력적인 파트너와 계속 접촉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그리고 낙태를 거부당한 여성은 더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경험했다.

포스터의 연구 결과는 특히 현재 코로나19 대유행 상황과도 큰 시의성이 있다. 코로나19 유행, 경제 침체, 낙태의 허용을 제한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낙태 절차를 더 얻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허프포스트는 인터뷰를 통해 포스터 교수의 설명을 더 들어봤다.

(인터뷰는 명확성과 길이를 위해 편집됐습니다.)

'낙태 법'과 낙태 약
'낙태 법'과 낙태 약

이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는?

= 낙태 반대론자들이 널리 퍼뜨리고 홍보하고 있는 ‘낙태가 여성에게 해를 끼친다’는 통념을 시험하고 싶었다. 낙태가 여성을 해치는가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낙태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게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도 중요하다. 지난 10년 동안에도 수백 건의 규제가 있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나타난 효과를 알고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환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클리닉 직원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

= 정확하다. 만약 클리닉에서 한 여성의 낙태를 거부하면 그들은 그에게 모든 일반적인 상담을 한 다음, ”그런데, UCSF에서 향후 5년 동안 당신의 건강과 복지에 대해 물어보는 연구가 있는데 관심이 있으신가요?”라고 묻는다. 그 여성이 승낙하면 그들은 우리와 전화 통화를 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아슬아슬한 날짜 차이로 낙태를 받게 된 다른 두 여성에게 그들이 이 연구에 참여할지 알아보기 위해 접근하곤 했다. 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신체적 건강, 정신 건강, 경제적 행복, 그리고 다른 인생 계획의 성취에 관해 물어보았다.

여성이 임신 후기에야 진료소에 오는 주된 원인은 그 전까지 임신 사실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삶의 표식이 될 수 있지만, 갓 아기를 낳은 여성, 규칙적인 생리를 해본 적이 없는 젊은 여성, 임신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만성적인 건강 상태를 가진 여성 등 많은 사람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연구에 참여한 결과, 낙태를 받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집단은 매우 비슷했다. 그들은 서로 다른 감정적인 프로필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여성의 생식기 그림
여성의 생식기 그림

여성들이 왜 낙태를 하려고 한다고 말하던가?

= 이 연구에서 여성이 낙태를 시도한 이유는 이와 관련한 국가 통계와 매우 유사했다. 그들은 충분한 돈이 없었고, 파트너와 관련된 이유가 있었고, 다른 아이에게 집중할 필요가 있었고, 혹은 임신이 미래의 기회를 방해할 거라고 믿었다.

놀라운 건 여성이 낙태를 결심한 이유가 아니라 낙태를 거부당했을 때 그들이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 얼마큼 선견지명이 있었는가 하는 점이었다. 어떤 여성들은 아이를 가지며 재정적으로 준비되지 않는 걸 걱정했고, 우리는 그들이 가난해지는 걸 봤다. 어떤 커플은 그들의 관계가 아이를 부양할 만큼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걱정했고, 우리는 그들이 아기를 갖든 없든 관계가 나빠지는 걸 봤다. 어떤 사람은 이미 낳은 다른 아이들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우리는 그들의 기존 아이들이 그 여성이 낙태 수술을 받았을 때보다 거부당했을 때 더 나쁜 상황에 빠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연구 결과, 낙태가 여성에게 해를 끼치는가?

= 아니다. 우리는 낙태 수술을 받은 여성이 거부당한 여성에 비해 정신건강이 더 나빠진다는 그 어떠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여성이 낙태를 거부당하면 여성의 삶이 힘들어진다는 증거는 여러가지 찾았다.

정부가 낙태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때, 이는 여성의 삶, 즉 신체적 건강, 경제적 행복, 그리고 전체 삶의 궤적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이나 정부는 단지 이 한 번의 임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여성의 삶이나 그의 기존 자녀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가정 폭력에 관한 흥미로운 발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 여성 20명 중 1명은 임신 전 몇 달 동안 임신에 관여한 남성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낙태를 받은 여성과 거부당한 여성의 차이점은, 낙태를 받은 여성은 그 남자에 대한 노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낙태를 받지 않은 여성은 그 남성과 지속해서 접촉하고 폭력을 경험할 위험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관계는 끝나고 결국 여성 스스로 빠져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수년 동안 계속된 폭력을 겪는 대신에 낙태했다면 훨씬 전에 그 여성이 이 관계를 끝냈을 수 있었을 거다.

실제 사이즈의 태아 모형을 잡고 있는 손
실제 사이즈의 태아 모형을 잡고 있는 손

발견한 사실 중 가장 놀라운 건 무엇인가?

= 가장 놀라운 건 낙태를 거부당한 두 여성이 출산과 임신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다. 산모 사망률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충격적으로 높았다. 완전 비극이다.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은 낙태의 영향이 얼마나 광범위한지였다. 여성의 삶만이 아니라, 그의 아이들, 미래의 아이들, 파트너와 관계까지 폭넓게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에서 부족했거나 더 많은 연구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있는가?

= 우리 연구에 트랜스 남성을 포함해도 좋았을 거다. 연구에 임산부만 참여 가능하다는 기준이 있어서 관심이 있어도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트랜스 남성이 있었을지 모르겠다. 우리는 또한 기형아 때문에 낙태를 하려는 사람들은 배제하도록 연구 참가 자격을 제한했다. 그들의 경험도 더 이해하기 위해서 포함했어야 했다. 별개의 연구지만 정말 필요한 연구다.

당신의 연구가 어떻게 활용되기를 바라나?

= 낙태를 둘러싼 우리의 논쟁은 너무 추상적이다. 우리는 낙태를 고민하는 ‘진짜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된 사람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기를 바란다. 분명 낙태를 받기 어렵게 만드는 정책이 존재하고 이로 인해 낙태를 원해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생긴다. 좀 더 사람들이 이들에게 관심과 연민을 느끼길 바란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