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무슬림 여성들이 하고 있는 처녀성 게임

헝거 게임보다 힘들다고 장담할 수 있다

ⓒhuffpost
ⓒTae Hyung Kim / EyeEm via Getty Images

당신이 ‘헝거 게임’이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 나는 무슬림 여성으로서 처녀성을 잃으려 하는 게 더 힘들다고 장담할 수 있다. 두 게임 모두 똑같은 공포감이 감돌고, 적들이 있지는 않나 끊임없이 모퉁이 너머를 확인하게 된다. 여기서 적이란 당신이 남성과 함께 있는 걸 봤다고 당신 부모에게 말할지도 모를 무슬림 커뮤니티의 누구라도 될 수 있다. 적에게 발각될 경우, 당신은 죽고 게임은 끝난다. 정말로 죽는다는 것은 아니고 비유적인 표현이다. 당신의 어머니는 울며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내게 이런 짓을 하는 딸을 주셨느냐고 하늘에다 대고 물을 것이다. 아버지는 다같이 다른 도시로 이사가자고 제의할 것이다. 다른 나라로 이민 가자는 주장까지 하겠지만, 어머니가 말리며 그냥 여기 살아도 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모든 게 잊혀질 15년 뒤까지 집에만 있어야 한다. (추신: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무슬림 커뮤니티는 아무것도 잊지 않는다.)

내가 무슬림 친구들에게 어떻게 처녀성을 잃었는지 물어보면 흔히 나오는 이야기가 이런 식이다. 늘 비밀에 싸여있고, 비밀 군사 작전 같은 전략 계획이 따라붙는다. 게다가 첫 경험은 보통 언제나 고통스럽고 종종 트라우마가 따르는 경험이다. 대부분의 여성에게 있어 처녀성 상실은 촛불 속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별로인 남성을 상대로 한 불편하고 어색한 상황에서 일어난다. 인구의 절반에게 순결을 지킬 것을 강요하고, 처녀막을 파열하는 순간 주홍 글씨로 저주를 내린다면, 성행위에 긴장이 따르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이 긴장은 고루한 문화적 전통, 섹슈얼리티 논의에 대한 거부가 존재하는 무슬림 커뮤니티에서는 더욱 증폭되어, 이 주제를 둘러싼 침묵은 우리를 더욱 약하게 만든다. 이 침묵은 후에 우리가 남성들과 맺게 되는 성적 관계에도 기어든다. 말해본 적이 없었던 것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할지조차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것,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논의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침묵과 낙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섹스를 했다. 때로는 반항심에, 때로는 사랑으로 했다. 우리는 남들 눈에 띄지 않는 망토를 덮어쓰고 여성으로 성장했다. 꽁꽁 싸매어 숨겨야 했던 새로운 인식과 자아감이 금성장했다. 우리는 방문을 잠그고 구글에서 포르노 사이트를 검색하여 우리의 섹슈얼리티를 발견했다. 양초, 칫솔 손잡이, 냉동 핫도그를 사용해 우리 몸의 지형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불 아래, 말없는 수치 아래에서 우리는  느끼고 만지고 찌르고 쑤시며 스위치를 켜줄, 뱃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아픔을 편하게 만들어줄 버튼을 필사적으로 찾았다.

사랑하는 남성을 위해 정조대를 버릴 때조차 그 일은 조용히 이루어졌다. 나는 비밀 남자친구와 이 주 동안 떨어져 집으로 왔다. 내 몸에 대한 새로운 의식을 감추려 하는 동시에 성인 여성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에게 그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 중 하나였다고 말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고통스럽지 않았고, 남자친구는 서두르지도, 압력을 가하지도 않았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확신을 갖기 위해 1년을 기다렸고, 새로운 사랑으로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 그 이후로는 사랑의 맛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더 풍부하고 충만하고 보다 온전해졌다고. 열기가 고동치며 내 몸을 관통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게 안전한지 모를 때 어머니에게 물어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 대신 나는 구글에 의존했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 어머니보다 구글의 신뢰성이 훨씬 낮음을 나는 알게 되었다.

몇 년이 지나, 28세가 되고서야 어머니는 내게 마침내 그 질문을 했고, 우리는 정교한 처녀성 게임을 그만둘 수 있었다. 우리는 결혼을 기다리는, 남성의 손이 닿지 않은 소녀 역할을 하며 이 게임을 너무 오랫동안 해왔다. 내 친구들 중에는 서른 살인데도 아직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화적 제약이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기 때문에 계속 처녀인 척한다. 이건 종교적인 게 아니라 문화적인 것이다. 우리가 두려워서 말하지 않는 것들을 종교라는 이름으로 덮는 행위가 사라지는 날이 곧 오길 바란다. 이슬람은 비록 신성한 결혼의 이름 아래라는 조건이 달리긴 해도 성관계와 여성의 쾌감을 장려한다. 그러나 당장 결혼할 예정이 없는 무슬림 여성들, 사랑 혹은 욕정의 이름으로 어떤 규칙이든 어길 젊은 남녀들이 전세계에 존재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 사실은 무시한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쾌감을 주는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 않음을 기억하는 게 좋을 것이다. 하지만 동네 모스크에서 여성의 쾌감에 대해 의논하는 아주머니들을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우리는 아직도 성을 숨기고 있다. 섹슈얼리티를 불명예와 침묵으로 감싸고 그걸 ‘신앙’이라 부른다. 모두가 진짜 진실을 알고 있는데도 우리는 아직 처녀성 게임을 하고 있다. 승자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처녀성 게임의 문제다.

Huffpost UK의 The Virginity Games Muslim Women Play를 번역, 편집한 글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보이스 #국제 #남자친구 #이슬람 #무슬림 여성 #헝거 게임 #처녀성 게임 #신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