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17살 소년 윌리엄 버든의 엄마 에이미(45)는 아들을 위해 병원과 힘든 법정 싸움을 해야 했다.
윌리엄은 자폐증과 ADHD(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 장애)를 진단받으며 학습장애를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골프, 축구 등 활동적인 행동을 즐기는 소년이었다. 그런데 윌리엄의 신장에 큰 문제가 있어서 병원에 신장 이식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등록하려고 할 때 문제가 생겼다. 병원에서 윌리엄의 신장 이식을 거부한 것이다. 윌리엄은 희귀 신장병인 ‘국소 사구체 경화증’을 앓고 있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에이미는 ”윌리엄은 인생을 즐긴다. 주의력 결핍 및 학습장애에도 그는 친절하고 남을 돕기 좋아하는 아이다. 다른 모든 아이와 마찬가지로 윌리엄에게도 신장 이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은 신장 이식을 받지 못하면 최대 1년 정도까지 밖에 살 수 없다고 병원에서 선고받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병원은 윌리엄이 신장 이식을 받아도 학습장애 등으로 신장 이식에 따른 신체적, 심리적 트라우마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며 성공적인 ‘이식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 사례는 누구의 생명이 구할 가치가 있는지, 학습장애나 자폐증 등을 이유로 한 아이에게 살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게 합당한지 등의 복잡한 문제를 제기한다.
의료진은 에이미에게 윌리엄을 데리고 집에서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쉴 수 있게 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에이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작은 기회라도 윌리엄이 신장 이식을 받고 오래 살 수 있다면 그 기회를 위해 싸우기로 결심했다.
병원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걸고 이기는 건 영국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에이미는 해냈다. 영국 왕립 맨체스터 어린이 병원은 ”윌리엄이 수술을 받아도 성공 확률은 20% 정도다. 재발할 확률도 50%다. 수술이 성공하면 아마 60대까지는 살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윌리엄은 많은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윌리엄의 학습장애 및 자폐증 등의 상태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과정이다. 수술 후에 진정제를 투여하고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 한다. 윌리엄은 가만히 누워 있기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성공 확률이 낮은 신장 이식으로 윌리엄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이미는 판사 엠마 알부스낫에게 ”아들은 살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 어려운 과정이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아들은 계속 살고 싶어하고 삶을 사랑한다.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단지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살 기회를 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에이미의 손을 들어줬다. 판사 엠마는 ”에이미는 아들을 위해 존엄성을 갖고 최선을 다해 싸웠다. 또 윌리엄의 모습을 봤을 때, 누구보다 스포츠를 즐기고, 학교 가는 걸 좋아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길 좋아하는 소년이다. 분명 신장 이식에는 큰 위험이 뒤따르지만 윌리엄은 살 기회를 얻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에이미는 ”판사가 윌리엄을 실제로 만난 후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 이후 검사 결과 후 가능하다면 윌리엄에게 신장을 이식하고 싶다는 사람이 50명을 넘었다. ″수많은 사람이 윌리엄의 이야기에 감동받아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아쉽게도 내 신장은 아들에게 맞지 않아 기증 불가였다” 에이미의 말이다.
윌리엄도 에이미에게 설명을 들은 후 법원의 판결에 기뻐했다. 에이미는 ”아들은 그저 살고 싶어 한다. 하루빨리 신장 이식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