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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도 살 가치가 있다" 한 엄마는 자폐증 및 학습장애를 이유로 아들에게 꼭 필요한 '신장 이식' 거부한 병원과 끝까지 싸워 법원에서 승리했다

"학습장애나 자폐증 등을 이유로 한 아이에게 살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게 합당한가?"

영국에서 17살 소년 윌리엄 버든의 엄마 에이미(45)는 아들을 위해 병원과 힘든 법정 싸움을 해야 했다. 

자료사진 photo by Tamara Bellis on Unsplash
자료사진 photo by Tamara Bellis on Unsplash

윌리엄은 자폐증과 ADHD(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 장애)를 진단받으며 학습장애를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골프, 축구 등 활동적인 행동을 즐기는 소년이었다. 그런데 윌리엄의 신장에 큰 문제가 있어서 병원에 신장 이식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등록하려고 할 때 문제가 생겼다. 병원에서 윌리엄의 신장 이식을 거부한 것이다. 윌리엄은 희귀 신장병인 ‘국소 사구체 경화증’을 앓고 있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에이미는 ”윌리엄은 인생을 즐긴다. 주의력 결핍 및 학습장애에도 그는 친절하고 남을 돕기 좋아하는 아이다. 다른 모든 아이와 마찬가지로 윌리엄에게도 신장 이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은 신장 이식을 받지 못하면 최대 1년 정도까지 밖에 살 수 없다고 병원에서 선고받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병원은 윌리엄이 신장 이식을 받아도 학습장애 등으로 신장 이식에 따른 신체적, 심리적 트라우마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며 성공적인 ‘이식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 사례는 누구의 생명이 구할 가치가 있는지, 학습장애나 자폐증 등을 이유로 한 아이에게 살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게 합당한지 등의 복잡한 문제를 제기한다. 

의료진은 에이미에게 윌리엄을 데리고 집에서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쉴 수 있게 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에이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작은 기회라도 윌리엄이 신장 이식을 받고 오래 살 수 있다면 그 기회를 위해 싸우기로 결심했다.

병원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걸고 이기는 건 영국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에이미는 해냈다. 영국 왕립 맨체스터 어린이 병원은 ”윌리엄이 수술을 받아도 성공 확률은 20% 정도다. 재발할 확률도 50%다. 수술이 성공하면 아마 60대까지는 살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윌리엄은 많은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윌리엄의 학습장애 및 자폐증 등의 상태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과정이다. 수술 후에 진정제를 투여하고 인공호흡기를 착용해야 한다. 윌리엄은 가만히 누워 있기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성공 확률이 낮은 신장 이식으로 윌리엄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사진 ⓒphoto by Aditya Romansa on Unsplash
자료사진 ⓒphoto by Aditya Romansa on Unsplash

에이미는 판사 엠마 알부스낫에게 ”아들은 살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 어려운 과정이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아들은 계속 살고 싶어하고 삶을 사랑한다.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단지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살 기회를 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에이미의 손을 들어줬다. 판사 엠마는 ”에이미는 아들을 위해 존엄성을 갖고 최선을 다해 싸웠다. 또 윌리엄의 모습을 봤을 때, 누구보다 스포츠를 즐기고, 학교 가는 걸 좋아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길 좋아하는 소년이다. 분명 신장 이식에는 큰 위험이 뒤따르지만 윌리엄은 살 기회를 얻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에이미는 ”판사가 윌리엄을 실제로 만난 후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 이후 검사 결과 후 가능하다면 윌리엄에게 신장을 이식하고 싶다는 사람이 50명을 넘었다. ″수많은 사람이 윌리엄의 이야기에 감동받아 도와주겠다고 나섰다. 아쉽게도 내 신장은 아들에게 맞지 않아 기증 불가였다” 에이미의 말이다.

윌리엄도 에이미에게 설명을 들은 후 법원의 판결에 기뻐했다. 에이미는 ”아들은 그저 살고 싶어 한다. 하루빨리 신장 이식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정윤 기자: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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