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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공식 초상화를 공개했고, 이는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청년 화가의 선물이었다

청년 화가 김형주 작가의 작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1980년생 김형주 청년 작가가 그린 본인의 공식 초상화를 소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1980년생 김형주 청년 작가가 그린 본인의 공식 초상화를 소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임기 마지막 정기 국무회의를 위해 모인 국무위원들 앞에서 본인의 ‘전직 대통령 초상화’를 직접 공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25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제20회 국무회의 참석에 앞서 세종실 전실에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와 함께 걸린 자신의 초상화를 국무위원들에게 직접 소개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5일 문 대통령의 초상화가 이날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초상화는 지방에서 활동하는 청년 화가 김형주 작가의 작품으로, 당시 청와대는 ”직접 그려 선물로 보낸 것으로 이를 공식 초상화로 하는 게 의미있다고 판단해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었다.

청와대는 이날 김 작가가 그림을 선물하며 함께 보낸 편지 내용도 공개했다. 김 작가는 편지에서 ”어려운 시국 임기 마지막까지 힘내시라고 저의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인물화를 작업해 퇴임 전 선물을 드린다”며 ”독학으로 공부해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그때의 감동을 오랫동안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에 정성스럽게 붓을 들었다”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린 세종전실 벽면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순서대로 걸려 있다. 문 대통령의 초상화는 가장 왼편이자 박 전 대통령 초상화 다음 순서에 위치했다.

문 대통령이 입장해 본인 초상화 앞에 서자 국무위원들은 웃으며 ”이제 역사의 세계로 들어가셨네요”, ”박수 한 번 쳐 주시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른 정부에선 초상화가로서는 가장 잘한다고 평가받는 분들 가운데 선정해 작품을 의뢰하는 것이 보통인데 나는 그런 절차를 제대로 신경쓰지 못하고 있을 때 김형주라는 청년 작가가 ‘어려운 시기 임기 마지막까지 수고가 많으시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성의껏 그려 보낸다’고 나한테 선물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받아두었는데 나중에 초상화 하는 시기가 와서 ‘새삼 새롭게 할 것 없이 이 초상화가 어떤가’ 두루 의견을 들어보니 청와대 내에서 다들 작품이 좋다고 평가가 됐고 전문가들도 그런 의견이어서 굳이 옛날 같은 방식 없이 기왕 제가 선물로 받아 둔 초상화를 이렇게 선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화가에 대해선 ”중앙무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고, 나는 사실 아직 못 만났다”라며 ”공식 초상화로 걸리게 된 이상 우리가 약간의 성의 표시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1980년생 김형주 청년 작가가 그린 본인의 공식 초상화를 소개했다. 전통적으로 국무회의가 개최되어 온 청와대 본관 세종실의 전실에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1980년생 김형주 청년 작가가 그린 본인의 공식 초상화를 소개했다. 전통적으로 국무회의가 개최되어 온 청와대 본관 세종실의 전실에는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청와대 제공

한 국무위원이 대통령의 사진을 보고 그린 뒤 실제 만나서 보정 작업은 안 한 것이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별로 시간이 없어 그렇게 못했다. 우리가 그냥 보기만 보고 입술 부분이 너무 색깔이 붉은 것 같다든지 약간의 의견을 이야기해서 직접 보지는 못한 채 보정 작업을 좀 하기는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초상화 장르의 대가인 분들은 그런 절차로 초상화가 선정되는 것을 아쉬워할 수는 있다”며 ”그분들께 양해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도 말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선물로 보내왔지만 그림값은 지불했다”고 하자 국무위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조금 아끼기는 했겠죠”라고 거들어 또 다시 웃음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편 이날 마지막 정기 국무회의에는 유일한 야당 인사로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오 시장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문 대통령은 ”참석해 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웃으며 ”좋은 이야기 하러 오신 거죠?”라고 인사를 건넸다.

오 시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률 공포안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 참석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회에서 비상식적인 절차와 탈법적인 꼼수를 통해 올라온 법안은 국무회의에서조차 바로잡히지 않고 개탄스럽게도 결국 통과되고 말았다”며 ‘검수완박’ 법안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상훈 기자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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