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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 맘카페에 같은 제목과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대체 누가,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

바이럴 마케팅이라면 과연 누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일까.

지난 5일, 남양주·천안·아산·인천 등 전국 각지의 맘카페에는 시간 간격을 두고 같은 제목과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마스크 5부제 들으셧어요????????”라는 제목으로, 일명 ‘마스크 5부제’ 시행 시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해야 하냐는 푸념이 담긴 글이었다.

시기를 고려했을 때 비슷한 제목과 내용의 글이 올라올 수는 있겠지만, 이 글은 이상했다. 제목에 쓴 ‘셨’의 오기인 ‘셧’과 물음표의 개수부터 글 내용까지 전부, 전국에 올라온 모든 글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동일했던 것이다.

각각 김해, 대구, 노원구 맘카페.
각각 김해, 대구, 노원구 맘카페. ⓒ온라인 커뮤니티

나흘이 지난 9일, 또 비슷한 현상이 전국 맘카페에서 일어났다. 이번에는 ”마스크구매가 힘든가봐요”라는 제목으로, 마스크 5부제 실행에도 마스크 구매가 여전히 요원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역시 제목과 내용이 똑같은 글이 김해, 대구, 용인, 마포 등 전국 각지의 맘카페에 올라왔다.

같은 글이 연달아 전국 각지 맘카페에 올라왔다는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 유저들을 통해 알려졌다. 맘카페 회원들은 처음에 글에 조언이나 위로를 건넸으나, 이 사실을 알게 된 뒤에는 ”남편이 온갖 지역에 다 있느냐”, ”알바를 할 거면 좀 성의있게 하라”며 조롱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내용은 맘카페를 넘어 오늘의 유머, 클리앙 등 일반 커뮤니티에도 퍼졌다.

이 글은 대체 어떤 목적으로 쓰여진 것일까? 테크M에 따르면 이는 전형적인 ‘바이럴 마케팅’의 일환이다. 이는 블로그나 카페, 소셜 미디어 등에 광고 글이 아닌 척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들을 끄는 홍보 활동을 일컫는다.

그러나 맘카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인증 절차가 필요하고, 최근 바이럴 마케팅은 단순히 같은 글을 복사 및 붙여넣기하는 형태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질이 낮은 업체나 개인이 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에서는 이같은 글들이 4·15 총선이 가까워지며 더욱 늘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른바 여론 조작을 위한 ‘댓글부대‘의 동원이 맘카페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주로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댓글부대’가 포털사이트의 제재 강화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지로 옮겨왔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정치컨설팅업체 대표는 ”여의도에는 정파성을 띤 여론 활동이 가능한 정치컨설팅업체나 여론회사들이 수십군데”라면서도 ”정당에서 여론 악화를 노리고 단순하고 악의적인 수법을 의뢰하지는 않는다. 개인이나 단체가 의도를 갖고 ‘자가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테크M(2020. 3. 10.)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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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총선 #맘카페 #댓글 부대 #바이럴 마케팅 #여론 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