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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 말고도 중국에선 재벌 총수, 서점 주인 등이 감쪽같이 실종되고 있다

시진핑 체제 들어 권력기관의 권한 남용이 더 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손원제
  • 입력 2018.09.14 18:26
  • 수정 2018.09.18 11:25
ⓒStephane Mahe / Reuters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지 100일을 넘어선 배우 판빙빙 실종 사태는 시진핑 체제의 중국이 법치보다는 권력자와 권력기관의 자의에 점점 더 휘둘리는 상태로 후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짙게 한다.

권력의 눈 밖에 나 종적이 묘연해진 유명 인사는 판빙빙이 처음이 아니다. 반체제 인사나 인권 운동가 뿐 아니라 재벌 총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중국 투자회사 밍톈그룹 창업자인 샤오젠화 회장은 2016년 개인 재산이 60억달러에 달했던 대부호다. 시진핑 국가주석 누나 부부의 재산 증식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 그도 2017년 1월27일 새벽 1시께 홍콩에서 사라진 뒤 지금껏 감감 무소식 상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샤오 회장이 보디가드 2명과 함께 홍콩 포시즌스 호텔 서비스드 아파트에서 5~6명의 중국 사복 공안들에 의해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고 전했다.  

샤오젠화 밍톈그룹 회장이 괴한들에게 끌려간 홍콩 포시즌스 호텔.
샤오젠화 밍톈그룹 회장이 괴한들에게 끌려간 홍콩 포시즌스 호텔. ⓒANTHONY WALLACE via Getty Images

밍톈그룹 사이트도 31일부터 접속이 차단됐고, 위챗에 개설한 계정에 있는 모든 내용도 삭제됐다. 현재까지 중국 당국은 샤오 회장이 어떤 상태인지에 대해 어떤 확인도 해주지 않고 있다. 생사조차 불명확하다. 뇌물 및 돈세탁 연루설과 권력 내부투쟁설 등 소문이 돌았지만, 당국은 그의 구금 여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사오보의 부인 류샤도 지난해 7월 남편 사망 이후 올해 7월 독일 출국이 허용될 때까지 1년간 사실상 실종 상태였다.  

2015년에는 10~12월 홍콩 출판·서점상 5명이 잇달아 연락이 두절되는 일도 있었다. 모두 중국 권력 내부를 비판하는 책을 출간하고 판매해온 이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4명은 2016년 3월 이후에야 귀환했다. 이들은 모두 사건 진상에 대해 침묵하거나 자발적으로 중국에 간다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하지만 2016년 6월 홍콩 코즈웨이베이 서점 점장인 람윙키(61)가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10월 24일 중국 선전에 갔다가 중앙특별안건팀에 연행돼 눈을 가린 채로 1100㎞ 떨어진 저장성 닝보로 이송됐다”고 폭로했다. 람윙키는 “5개월간 독방에 감금된 채 변호사 등 외부와 소통이 금지됐다”며 ”중국이 아닌 홍콩에서 납치당한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례들에 비춰, 중국 당국은 입을 닫고 있지만 판빙빙도 어디선가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판빙빙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세금 탈루가 드러나 공안 기관으로 이송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일부에선 지난 10일 앞으로 1년 내 은퇴해 자선사업에 매진하겠다고 밝힌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선택을 두고도 중국 당국에 밀구금 당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온다고 동아일보가 전했다. 중국 권력기관의 통제받지 않는 권한 남용이 갈수록 중국 사회에 공포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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