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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3월 22일 16시 53분 KST

"아시아 여성을 향한 페티시는 인종차별이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명백한 '증오 범죄'인 이유는 이렇다

미국은 과거 성노동자로 추정되는 중국 여성들을 입국 제한한 바 있다.

미국 내 아시아 여성들의 과도한 성 상품화가 현재 일어나는 인종차별 범죄를 견인한다

경찰은 16일(현지시각) 저녁 로버트 애런 롱(21)이 애틀랜타 지역 마사지·스파 업소 3곳에서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총 8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중 사망자 4명은 한인 여성이었다. 

범인은 이런 사건을 일으킨 동기가 ‘섹스 중독’이라고 밝혔지만 동양인 증오 범죄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롱은 ”섹스 중독으로 마사지숍을 가고 싶은 충동을 없애기 위해 동양인이 운영하는 마사지·스파를 대상으로 그런 사건을 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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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작가 제시카 발렌티는 ”총격범이 경찰에게 자신의 공격이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말한 걸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시아 여성을 대상으로 한 페티시는 인종차별이다. 범인이 여성에게 자신의 섹스 중독 책임이 있다고 믿고 그들을 탓하는 건 여성혐오다. 이번 사건은 여성혐오 및 인종차별 범죄다.”

슬프게도, 미국 내 많은 아시아계 여성이 성상품화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심리학회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디어와 대중문화에서 ”아시아 여성은 ‘얼굴 없고 조용하고 존재감 없는 성적인 대상’으로 자주 묘사됐다. 이런 고정관념 때문에 아시아계 여성은 더 억압 당하고 사회의 구석에 몰리게 된다. 

코로나19로 미국 내 동양인 대상 증오 범죄가 급증하면서 아시아 여성들은 크게 영향을 받았다.  스탑AAPI헤이트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기간 약 1년 동안 보고된 3800건의 증오 범죄 사건 중 68%의 피해자가 여성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의 ‘아시아계 미국인’ 학과 교수인 러셀 정은 최근 NBC아시안아메리카에 이런 범죄는 인종차별뿐만 아니라 성차별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즉, 아시아계 여성들이 복종을 잘하고 약하다는 믿음이 이러한 사건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아시아인과 여성, 그리고 아시아 여성을 더 쉬운 범죄의 표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정의 말이다. 코로나19 이후 아시아 여성은 길거리에서 더 자주 심한 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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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을 향한 여성혐오에 기반한 인종차별은 예전부터 존재했다. 필리핀계 미국인 온라인 커뮤니티 ‘사마한’의 콘텐츠 디렉터이자 작가인 크리스틴 리와그 딕슨은 ”아시아 여성들의 성상품화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범죄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허프포스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 남성이 길거리에서 나를 괴롭히고 인종차별 욕을 했다. 때로는 길을 막아서며 ”네가 아시안이라서 좋아”등의 말을 마치 칭찬인 듯 말했다. 돈을 줄 테니 ‘해피엔딩’(성적인) 마사지를 해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도 있다.” 

아시아 여성들의 성 상품화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인간화는 광범위하고 음흉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포르노 카테고리에 ‘아시아 여성’이라는 주제가 따로 있고, 많은 아시아인들이 미국에서 성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때로는 원치 않게 성노동자로 ‘팔려가는’ 경우도 있다. 

미국에서는 아시아 여성의 41-61%가 일생 동안 일반 폭력 및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여성들은 경제적으로 불리하거나, 고용주로부터 착취당하거나, 미국 시민권이 없는 경우 더 자주 이런 범죄의 표적이 됐다. 

딕슨은 ”아시아 여성을 성상품으로 인식하는 게 바로 인종차별이다. 즉, 이번 애틀랜타 사건이 인종차별이 아니라는 말은 이 두 가지 연관성을 이해 못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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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범죄가 일어나도 많은 아시아계 여성은 차별 또는 추방 당할까봐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아시아계이자 이주 성노동자 지원 네트워크인 ‘버터플라이’의 책임자 엘렌 람은 ”성노동자와 마사지 업소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관련 업계의 근로자가 실제 섹스 서비스를 제공했는지와 관계없이 쉬운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사지 중 범죄가 일어나도 많은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는 걸 더 두려워한다. ”그들은 차별 당하거나 체포당하거나 추방 당할까 봐 경찰에 신고하길 망설인다.” 아시아계 미국인 운동가이자 노스웨스턴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인 에리크 장은 이렇게 말했다. ”많은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미등록’ 또는 불법 이민자들이다. 뉴욕 등 대도시에는 당장 경제적 능력이 없는 불법 이민자들이 식당 일, 성노동 등 저임금 노동을 통해 빚을 갚는 지하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지난 2017년 중국 출신 불법 이민자이자 성노동자였던 양송 씨가 뉴욕경찰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숨진 사건이 있었다. 이런 요인들로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사건이 발생해도 경찰에 신고하기 망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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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역사적으로 아시아 여성을 ‘매춘‘과 연관지으며 ‘이국적이고 복종적’이라는 등 잘못된 편견을 조장했다 

미국은 과거 성노동자로 추정되는 중국 여성들을 입국 제한한 바 있다. 1875년 법에 따르면 아시아 여성들은 ‘다 매춘부’라는 가정 때문에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 싱가포르 예일-NUS 대학의 철학 조교수 로빈 젱은 이러한 법이 오히려 아시아 여성은 도덕적으로 타락했다는 인식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또 이런 법률 이면에 아시아 여성은 이국적이고 성적으로 복종한다고 묘사하며, 지나친 성 상품화에 기여했다.”

젱은 허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여성의 과도한 성 상품화 및 성노동자들과의 연관성은 19세기 이민법과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 전쟁 당시 일부 여성이 군인들에게 성접대를 제공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아시아에서 군사적 입지를 굳힌 후, 미국 군인들이 성노동자들을 찾았다.

그리고 아시아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이러한 역사와 아시아의 현대 성 관광 산업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 사건에서 범인은 ‘성적 유혹을 없애고 싶었다’고 말했다. 젱은 하필 그가 택한 범죄 대상이 아시아 여성들이 주로 일하는 업소인 게 이러한 뿌리 깊은 인종차별 여성혐오 역사와 당연히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성노동자 권리 운동가였던 케이트 디아다모는 ”이러한 범죄 발생 시 성노동자인 ‘피해자 탓’을 하는 건 성노동자는 단지 직업 때문에 폭력을 당해도 좋다는 생각을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이자 코미디언인 오카츠카 아츠코는 아시아 여성에 관한 고정 관념은 무섭고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희생자들은 모두 각자의 사연이 있는 실제 사람이란 걸 기억하자.”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