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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4일 10시 59분 KST

법무부가 인권침해 논란에도 '강제 휴대폰 비밀번호 해제법'을 강행하려고 한다

법무부의 조처에 '반헌법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2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법무부가 13일 ‘인권침해’ 비판에도 불구하고 검-언 유착 의혹 사건 피의자인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잠금장치를 강제 해제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전날 정의당에 이어 이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 진보 진영에서도 법무부의 조처를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법무부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시 협력 의무 부과 법안 연구에 관한 알림’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전날 발표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해제를 위한 법안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법무부는 인권침해 비판을 의식한 듯 △법원 명령 시에만 공개 의무 부과 △과태료 등 제재방식 다양화 △인터넷 아동 음란물 범죄·사이버테러 한정 등의 조건을 달아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법안 추진 배경으로 한 검사장 사례와 함께 성범죄인 ‘엔(n)번방’ 사건을 예로 들었다. 이 사건의 주범인 조주빈이 휴대전화 잠금 해제에 협조하지 않아 수사가 지연된 사례를 함께 엮어 해당 법 제정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 “여론 전환을 위해 성격이 다른 사건까지 마구잡이로 끌어들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법무부가 외국 사례로 거론한 영국의 올리버 드레이지 사건도 컴퓨터에 있는 아동 음란물을 확인하려는 수사기관의 명령을 거부해 암호해독명령 위반죄로 처벌받은 사건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국민 인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는 법무부 장관이 수사편의적인 발상으로 인권침해에 앞장서고 있는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변도 성명을 내어 “헌법상 진술거부권과 피의자의 방어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라며 “법률 제정 검토 지시를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도 “검찰의 반인권적 수사 관행을 감시·견제해야 할 법무부가 사생활 보장이라는 헌법 취지에 역행하는 법 제정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과거 이명박 정부가 도입을 추진했다가 인권침해 논란이 일어 폐기된 ‘사법방해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이날 “법으로 강제해 휴대폰 비번을 알아내겠다는 것은 반인권적인 국가폭력”이라며 추 장관을 피진정인으로 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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