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명품 바이어로 일했던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가 과거 명품 브랜드 회장들과 담판을 지은 일화를 들려줬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대화의 희열3’에 출연한 밀라논나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와 막스마라의 회장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날아갔던 일을 공개했다.
두 명품 브랜드는 재고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내 유명 백화점에 계약 중단을 통보했다. 계약 후 한 시즌 만에 들이닥친 비보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백화점은 밀라논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밀라논나는 1970년대 한국 최초의 밀라노 패션 유학생이었다.
밀라논나는 당시를 떠올리며 ”제 옷 중에 제일 좋은 옷을 차려입고 갔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패션계에서는 보이는 게 중요했기 때문. 그는 비서에게 피렌체에서 제일 좋은 호텔의 스위트룸을 예약해라고 특별히 부탁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이탈리아까지, 밀라논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한 달. 그는 남은 시간 동안 고급 이탈리아어를 익히는 데 몰두했다.
드디어 레오나르도 페라가모 회장을 대면한 밀라논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모든 문서는 이탈리아어와 영어 두 가지 버전으로 하자. 이번엔 당신이 우리와 일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다음엔 내가 당신과 일하기 싫어질 수도 있다. 그런 걸 대비해서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레오나르도 페라가모 회장의 반응은? 회장은 펄쩍 뛰면서 밀라논나에게 ”당신이 있는 한 우리는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후 밀라논나는 막스마라 회장과의 만남에서도 계약 연장의 성과를 따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페레가모 회장과 담판을 지을 당시 밀라논나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로 활동 중인 장명숙은 1952년생, 한국 나이로 올해 70살이다. 그는 지난 2009년 책 ‘바다에서는 베르사체를 입고 도시에서는 아르마니를 입는다’를 쓴 데 이어 유튜브로 활동 무대를 넓혀 패션을 이야기하고 있다. 활동명 ‘밀라논나‘는 이탈리아 ‘밀라노‘라는 지명과 할머리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논나’를 합친 말로 밀라노 할머니라는 의미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