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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에 유래했다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데 열중해왔다.

  • 허완
  • 입력 2020.05.04 11:58
  • 수정 2020.05.04 12:02
(자료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자료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의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주장했다.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적어도 아직까지는 명확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은 이 주장과 궤를 같이 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3일(현지시각) ABC뉴스 ‘디스위크’ 인터뷰에서 나왔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유래했다는 증거를 봤느냐는 질문에 ”거기가 바로 이게 시작된 곳이라는 거대한 증거”가 있다고 답했다. ”이제 전 세계가 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 증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게 우한의 그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상당한 양의 증거가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재차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4월30일) 백악관에서 똑같은 질문을 받고는 자신은 증거를 봤다면서도 ”말해줄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게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왔는지 아닌지 모른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날, 미국의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은 공식 입장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단언과는 달리 한층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보기관들은 (코로나19) 발병사태가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에서 시작됐는지 아니면 우한의 연구소에서 벌어진 사고(로 인한 유출)의 결과인지 확인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와 첩보들을 계속해서 면밀히 검토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 신종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인지, 아니면 우한의 연구소에서 실수나 사고로 유출됐다는 것인지 스스로 엇갈리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까지 최고의 전문가들은 이게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 저는 그걸 믿지 않을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말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사람이 만들었다거나 유전적으로 조작되지 않았다’고 DNI가 발표하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그건 맞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저는, 저는, 저는 그에 동의합니다. 그 분석을 봤습니다. 진행자께서 보신 그 공개된 요약문을 봤습니다. 현재로서 그게 정확하다는 데 의문을 제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책임이 중국에게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 역시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책임이 중국에게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 역시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그러면서도 그는 거듭 이번 사태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독재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해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진실을 ”은폐”하고, 세계보건기구(WHO)를 동원해 혼선을 초래했다고 했다. 

″중국이 (사스; SARS 등으로) 전 새계를 감염시켜왔던 역사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들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연구소들을 운영해왔던 역사가 있고요. 중국 연구소에서의 태만으로 전 세계가 바이러스에 노출됐던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말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광범위한 비판이 제기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중국을 거쳐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그 몇 개월 동안 미국 트럼프 정부는 위험 신호를 무시했고,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16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사망자는 6만7000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책임론이 불거지자 중국, WHO, 주지사들, 의회, 민주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언론 등을 탓하며 자신의 책임을 부인해왔다.

″우리는 대단히 잘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목요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언론들이 너무나도 가짜이고 부패해서 제가 이 말씀을 꼭 드려야겠는데, 저는 우리가 엄청난 일을 해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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