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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의원이 '충격적인' 임신중지(낙태) 경험을 고백하기로 결정한 이유

산모가 자궁을 잃거나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미국 상원의원 게리 피터스(민주당, 미시간)이 현직 상원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가족이 임신중지(낙태)를 선택한 경험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현재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피터스는 엘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1980년대 그의 첫 부인인 하이디와 함께 임신중지를 할 수밖에 없었던 충격적인 사연을 공유했다.

나만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미국인이 비슷한 일을 겪는다. 힘들고 어려운 결정이 필요한 사례다. 

많은 사람이 이런 일이 여러 가족에게 매일 일어나고 있는 실제상황이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당시 하이디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지 4개월 차에 갑자기 양수가 터졌다. 태아는 양수 없이 방치되어 생존할 가망이 없었다. 이 부부가 다니던 병원은 철저한 ‘임신중지 반대’정책을 갖고 있었다. 담당 의사는 그들에게 자연 유산을 기다리라고 말했다. 

피터스는 엘르에 ”이런 상황에 간절히 원하던 아이가 유산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은 끔찍하게 잔인했다. 괴로웠다”고 전했다.

하이디의 건강이 날로 나빠지고 자연 유산은 일어나지 않는 가운데 3일이 지났다. 결국 의사는 하이디에게 자궁을 잃거나 최악의 경우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터스는 이 병원 이사회에 임신중지 반대 정책에 대한 예외를 신청했지만 기각당했다.

″아직도 병원 측이 자동응답기에 남긴 말이 생생히 기억난다. ‘병원은 우리에게 임신중지 권한을 주지 않았다. 필요한 의료 행위였음에도 그들은 단지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산모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을 외면했다. 이런 경우 최대한 빨리 임신중지를 실행해줄 다른 의사를 찾는 게 현명하다’(는 메시지였다)”고, 그는 말했다.

다행히 하이디는 다른 병원에서 응급 임신중지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마침 그들이 다른 병원의 주요 책임자를 개인적으로 알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이디는 엘르에 공유한 성명서에서 하이디는 이 일을 ”고통스럽고 충격적이었다”고 표현했다.

피터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것을 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럿은 공개적으로 임신중지에 대한 여성 선택권을 반대해왔던 인물이다. 지난 2006년 배럿은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권이 헌법상의 권리라는 것을 확인한 로 대 웨이드 사건(Roe v. Wade)의 판결 번복을 요구하는 신문 광고에 서명하기도 했다.

한편 공화당 소속 사업가이면서 피터스의 경쟁 후보인 존 제임스는 임신중지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임신중지 과정을 집단학살(제노사이드)에 비유했다.

″바로 지금이 이런 이야기를 기꺼이 공유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나설 중요한 시점이다.” 피터스가 말했다. ″새 대법관 지명자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여성의 생식 건강 및 권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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