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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에 대한 아웅산 수치의 연설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답지 못했다

대량 학살에 가까운 인도주의적 위기가 벌어지고 있는데,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번번이 이를 규탄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건 이상하지 않은가? 평화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인종 청소에는 반대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러나 아웅산 수치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답지 못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로힝야족이 계속해서 미얀마를 탈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수치가 침묵을 지키자 전세계는 분노했고, 9월 19일 수치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러나 수치의 연설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라기보다는 독재자나 겁쟁이가 말할 법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관련 기사: "모든 인권유린을 규탄한다" : 아웅산 수치가 로힝야족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40만 명 이상의 로힝야족 무슬림들은 ‘인종 청소의 교과서적 사례’라 불린 군사 ‘작전’을 피해 이미 미얀마를 떠났다. 수없이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40만 명 이상은 국적도, 집도, 의료 지원도 없는 상태다. 수치는 9월 5일 이후 ‘소탕 작전’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위성 사진을 보면 불타는 마을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국제인권감시기구는 8월 25일부터 9월 14일까지 62개 정도의 마을이 불탔다고 추정하고 있다.)

불교 신자가 대다수인 미얀마에서 반 무슬림 정서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미얀마 정부는 오래전부터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으며, 그들은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이라는 역사와 어긋난 주장을 해왔다.

8월 25일에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미얀마 북부의 라카인 주 경찰초소를 습격해 12명을 죽이자, 반 무슬림 정서는 로힝야족을 향한 살인적 공격으로 변했고 현재의 위기가 시작되었다.

미얀마의 ‘국가자문역’이자 사실상의 지도자인 수치는 연설 중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을 규탄했으나, 미얀마군의 잔혹 행위는 축소 언급했다. ‘소탕 작전’이 9월 5일에 중단되었다는 거짓 주장과 더불어, 무슬림들이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주장도 했다. 무슬림들은 의료 및 인명 구조를 잘 받지 못한다는 여러 보고서가 존재한다.

수치가 난처한 입장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미얀마의 지도자이긴 하지만, 미얀마의 군부 독재는 최근에서야 끝났으며 수치는 민간인 신분이다. 장군들을 화나게 만들 위험도 있고, 민주주의 대중들의 시각도 걱정해야 한다. 그러나 인종 청소 앞에 침묵을 지킬 핑계는 되지 못한다.

정치적 권력을 잡기 전이던 1990년에 수치는 ‘권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타락시킨다’고 말했다. 권력이 수치를 타락시켰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의 블로그 글 Aung San Suu Kyi’s Speech On The Rohingya Crisis Was Unworthy Of Her Nobel Peace Prize를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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