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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밖에 되지 않은 멕시코 축구 선수가 경찰의 오인 사격에 숨졌다

친구들은 그의 장례식에서 ‘골’을 선물했다.

  • 김현유
  • 입력 2020.06.22 14:40
  • 수정 2020.06.22 14:41

멕시코에서 경찰의 오인사격으로 16세의 젊은 축구선수가 세상을 떠나는 사고가 벌어졌다. 친구들은 그의 장례식에서 ‘골’을 선물했다.

12일,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 주 지역 매체인 TVBUS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 편의 영상을 공개했다. 바닥에 관이 놓여 있는 가운데, 몇 명의 남성들이 공을 발로 차 관에 부딪히게 한다. 관에 부딪힌 공은 그대로 골대로 들어가고, 남성들은 마치 골을 넣은 동료에게 달려가듯 관을 끌어안았다.

실제 득점 장면처럼 잠시 환호 소리가 들렸지만 곧 이는 오열하는 목소리로 바뀌었다.

사고를 당한 건 알렉산데르 마르티네즈 고메스라는 이름의 선수다. 세미 프로로 활약했던 그가 숨진 건 지난 9일 밤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음료수를 사러 나갔던 고메스는 그를 범죄자로 오해한 경찰의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고메스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있었던 친구 역시 중상을 입었다.

지방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고, 관련 경찰관 한 명이 심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메스의 가족들은 지방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해당 경찰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도, 가족들에 대한 사과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오인 사격에 분노하는 시위를 진행 중인 고메스의 가족들과 친구들. 2020. 6. 15.
경찰의 오인 사격에 분노하는 시위를 진행 중인 고메스의 가족들과 친구들. 2020. 6. 15. ⓒVICTORIA RAZO via Getty Images

고메스의 숙모인 몬체 고메스는 가디언에 ”지난 몇 년 사이 경찰들은 젊은이와 지역 주민들을 향해 자주 공격을 가했다”라며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났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조지 플루이드가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6월 초,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 주의 건설 노동자였던 지오반니 로페즈가 강압적인 수사를 받던 가운데 사망하자 해당 지역에서는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가 진행됐다. 고메즈의 사망 이후 그의 고향에서 경찰에 의한 사망사건에 분노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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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멕시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