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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전 비서가 재판받는 안희정을 방청석 맨 앞자리에서 지켜봤다

김 전 비서 폭로 이후 119일 만에 처음으로 한 공간에서 마주했다.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53·불구속)의 첫 정식 재판이 열린 2일, 검찰은 안 전 지사의 행위에 대해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늦은 밤마다 피해자를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 김지은 전 정무비서도 법정에 들어와 재판을 지켜봤다. 김씨가 3월5일 한 언론사에 피해를 고백한 이후, 두 사람은 119일 만에 한 공간에서 마주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소 창백한 표정의 김씨는 오전 11시 재판이 시작하기 직전 법정 앞에 검은색 티셔츠와 재킷에 회색 바지 차림으로 나타났으며, 시민단체 및 법원 관계자들과 함께 곧장 법정 안으로 들어가 방청석 가장 앞줄의 빈자리에 앉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의 심리로 시작된 안 전 지사의 1차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차기 대권주자라는 막강한 권력과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이용한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고 강조하면서 ”마치 사냥꾼처럼 술과 담배 심부름을 빌미로 늦은 밤 피해자를 불러들여 성폭행했다”고 공소사실을 낭독했다.

이어 검찰은 ”비서는 모두가 노(NO)라고 해도 예스(YES)라고 답해야 하고, 감정도 드러내선 안 되며 수직적인 근무지시를 어길 수 없다”면서 ”안 전 지사는 절대적인 임면권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은 김씨의 지위에 대해 ”대선캠프에서 김씨의 업무는 노예로 불릴 정도였다”면서 ”(안 전 지사를) 수행할 때 거슬리게 해서도 안 되는 수직적인 업무환경에 놓였다”고 두 사람의 비대칭적인 관계를 역설했다.

안 전 지사는 피고인석에 앉은 채 어두운 표정으로 눈을 감고 검찰의 직설을 들었다. 방청석에는 그의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피해자 김지은씨(33)가 재판을 지켜보고 있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즉각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변호인은 강제추행은 없었으며 성관계도 수평적인 연인관계로서 애정의 감정을 가지고 합의 아래 이뤄졌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위력의 의미는 추상적인 개념”이라면서 ”차기 대선후보라는 지위 자체가 위력이 될 수는 없다” ”유력 인사 아래 여성직원은 전부 잠재적 피해자로 봐야 하느냐”고 변론했다.

담배와 술 등 기호식품 심부름을 이용해 성폭행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비서의 업무가 개인 심부름으로 이어진다고 해서 성관계로 이어진다는 것은 비약”이라며 ”위력이란 무엇인지, 강제성이 있었는지부터 입증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안 전 지사 측은 ”부적절한 관계를 뉘우치고 후회하고 있다”면서 ”지사직을 사퇴했고 도덕적 비난을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을 1시간가량 심리한 재판부는 이날 오전 11시45분쯤 오전 재판을 끝내고 휴정했다. 오후 2시부터 개정하는 오후 재판에서는 증거조사가 진행된다.

증거조사의 경우 김씨의 휴대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은 사생활 노출에 따른 2차 피해를 감안해 안 전 지사 혹은 주요 증인들과의 대화 등 대상과 기간 등을 특정하기로 했다. 폐쇄회로(CC)TV 등의 영상 역시 같은 취지에서 2차적인 유출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조서에 남기는 조건을 달았다.

이날 오전 10시56분쯤 법정에 출석한 안 전 지사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 ‘성폭행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 ‘비서 김씨가 방청을 오겠다고 밝혔는데, 법정에서 마주치면 어떨 것 같은지‘, ‘재판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 물음에 묵묵부답 입을 열지 않았다.

오전 재판을 마치고 나온 안 전 지사는 취재진과 만나 ”언론인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판사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짧막한 말을 남겼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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