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의 경험은 쉽게 잊힌다. 서너 살 때의 사진을 보며 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고 낯섦과 신기함을 느끼는 일은 흔하다. 그래서 ‘유아 기억상실(infantile amnesia)’ 또는 ‘유아기 망각’이라는 말도 생겨났나 보다. 뇌가 발달 중인 유아 시절의 기억은 잘 저장되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기억을 끄집어내기가 힘들기 때문일까? 달리 말해 유아기의 잃어버린 기억은 저장의 실패 때문일까, 회상의 실패 때문일까?
이런 물음에 답하려는 동물실험 결과가 새로 발표됐다. 연구진은 유아기의 경험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신경세포들(뉴런)에 저장되지만 끄집어내기가 힘들다는 것을 쥐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어린이병원의 신경과학자인 폴 프랭클랜드(Paul Frankland) 연구진은 갓난 어린 쥐와 성장한 어른 쥐를 대상으로 광유전학 같은 첨단기법들을 이용해 기억의 저장과 회상에 관한 실험을 벌이고서 얻은 새로운 발견을 생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쥐에서, 잃어버린 유아 기억의 회복’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 실험에서 다뤄진 기억은 ‘공포’ 기억이다. 특정한 실험 상자에다 쥐를 넣고서 발에다 약한 전기 충격을 가해, 쥐가 그 실험 상자를 공포의 대상으로 기억하게 하는 방식이다. 유아 쥐와 어른 쥐는 직접 겪은 전기 충격의 공포를 어떻게 기억할까?
연구진은 먼저 유아기의 기억이 쉽게 망각되는 일반적인 현상을 쥐에서 다시 확인하고자 했다. 전기 충격을 경험한 유아 쥐와 어른 쥐를 며칠 뒤에 전기 충격이 있었던 그 상자에다 다시 넣었을 때, 몸이 ‘얼어붙는’ 공포 반응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관찰했다. 젊은 어른 쥐들은 공포 기억을 되살려 15일, 60일, 90일 뒤에도 그 상자에 다시 들어갔을 때에 얼어붙는 공포 반응을 보였으나, 유아 쥐들에서는 얼어붙는 공포 반응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90일 뒤에는 거의 망각 상태를 보여주었다. 그 기억은 어디로 간 걸까?
In this paper we tried to access these memories in mice using an optogenetics (rather than psychotherapy). We first showed that infant mice, like human infants, forget. In showing infantile forgetting in rodents we build on classic work, most notably by Byron Campbell. 4/7 pic.twitter.com/vbuQQMZCk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