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도핑 위반이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대신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하지만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러시아 선수들도 IOC의 규정상 러시아의 국기를 게양할 수 없었고, 러시아 국가를 제창할 수도 없었으며 ‘러시아의 000선수’로 불리지도 못했다. 그들은 모두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로 불리며 평창 올림픽에 참가했다.
하지만 올림픽팀으로 참가했던 러시아 선수들이 사실 평창올림픽 기간 내내 단체복에 러시아 국기를 숨기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평창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는 3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의 메드베데바는 비행기 안에 있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 러시아 선수단을 태운 전용기가 모스크바에 도착한 순간이다. “우리는 러시아에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을 계속 꿈꾸고 있었습니다.” 메드베데바는 자신이 개회식과 폐회식에서 입었던 단체복의 일부분을 찢기 시작했다. 하얀색 머플러가 붙어있는 부분이었다. 그러자 흰색과 파란색, 빨강색등으로 구성된 러시아의 국기가 나타났다.
메드베데바는 이 옷을 메달 수여식뿐만 아니라 폐회식때도 입었다.
러시아에서 올림픽 출정식을 가질 때도 입었다.
메드베데바만이 아니라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모든 선수들이 같은 옷을 입었다. 당시 사진에 따르면, 모든 선수들이 목에 걸고 있는 머플러의 위치가 똑같다는 걸 알 수 있다. 다른 선수들 또한 머플러의 뒷 부분에 러시아 국기를 숨기고 있었을 거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피겨 스케이팅이 아닌 메달 수여식에 참여했던 다른 종목 러시아 선수들 사진을 봐도 공통점이 보인다. 왼쪽 가슴 부분의 머플러는 모두 똑같은 위치로 고정된 상태다. 이들 역시 왼쪽 가슴 부분에 러시아 국기를 붙인 후, 머플러로 가렸을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