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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9월 08일 07시 20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9월 08일 07시 23분 KST

전공의들이 진료에 복귀하지만, 의대생 2726명은 국시 거부로 유급 위기에 처했다

대한의협, 전공의협의회 등이 구제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에 반대하며 전공의·전임의 집단휴진이 계속되자 의대생들도 응시자의 약 90%가 지난 8월 31일로 예정됐던 실기시험 응시취소 및 환불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정부는 시험을 한 차례 연기했다.

전공의들이 8일 오전 진료 복귀를 결정했지만, 이들과 단체행동에 뜻을 함께 한 2726명의 의대생이 유급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들이 구성한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 단체행동을 중단하고 업무로 복귀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집행부는 사퇴를 선언했고, 동맹휴학을 선택한 의대생들도 제자리를 찾을 전망이다.

 그러나 본과 4학년 의대생 2726명 만큼은 단체행동에 따른 후유증을 겪는다. 정부가 정한 지난 6일 밤 12시까지 실기시험 신청을 하지 않은 만큼 올해 학기를 마치면 1년 유급 처리될 예정이다.

이들은 올해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치러야 하는 전체 응시인원 3172명 중 86%에 해당한다. 따라서 내년도 국내 의사 배출인원은 많아야 446명(14%)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 ”올해 실기시험 재신청 더 없어”

결국 내년도 전국 각 수련병원 신규 인턴 인력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국내 의과대학의 경우 국가고시를 통해 의사 자격을 취득하고 나면 대다수가 ‘인턴-레지던트(전공의)-펠로우(전임의)’ 수련과정을 선택하도록 돼 있다.

의사 국시를 집단으로 거부할 경우 사실상 1년간 신규 충원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입장을 정한 바 없으나 인력공백을 현재 의료법 위반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들의 양성화를 통해 메울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PA 간호사는 의사만이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의료법상의 의료행위를 병원 내에서 돕고 있는 전문 진료보조인력이다. 외국에서는 PA의 진료 행위가 공식적으로 인정되나, 국내에서는 의료법상 불법 의료행위를 하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러한 PA 인력을 제도화시켜 인력을 충원할 수 있기 때문에 국시 거부로 인한 인력공백에 크게 흔들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 분석이 나온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올해 내 시험 연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 재신청 기한을 다시 연장하거나 추가 접수를 하는 경우는 현재로서 생각하지 않는다”며 ”실기시험은 만반의 준비를 갖춰 차질없이 진행한다”고 말했다.

 

전공의협의회 등, 본과 4학년 구제 나섰다

현재 전공의들의 진료 복귀는 파업 중단이 아닌 1단계 단체행동 로드맵에 따른다. 1단계의 경우 전공의 전원이 업무로 복귀하고 각 병원별 비상대책위원회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2단계는 코로나 등 필수유지 업무 외 다른 인력의 업무 중단에 해당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연대를 통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합의안 이행 여부를 감시하며, 본과 4학년 학생들의 구제를 촉구할 계획이다.

박지현 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의대생 보호는 당연한 전제”라며 “2주 내 시험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그들이 원하는 대로 연기되지 않는다면 단체행동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도 의대생 구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의협은 복지부를 상대로 여당과 합의한 내용을 파기할 가능성도 시사하며 의대생 미응시에 따른 피해 방지를 촉구했다.

의협은 ”의대생의 국가시험 응시 거부는 일방적인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정당한 항의”라며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와 진행한 합의는 의대생과 의사 회원에 대한 완벽한 보호와 구제를 전제로 성립된 것으로 이러한 전제가 훼손되면 합의 역시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