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21대 총선 개표방송에서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를 소개하며 여성비하적 표현을 썼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사과했다.

MBC는 15일 개표방송 중 자사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여행‘의 대표 코너 ‘영화 대 영화’ 형식을 차용해 이 후보와 나 후보가 경합을 벌이던 서울 동작을 개표 상황을 전했다.

방송사는 동작을을 ‘영화보다 영화 같은 승부를 펼치고 있는 지역‘으로, 이 후보와 나 후보의 대결을 ‘여성 법관 출신 닮은꼴 매치’라고 표현했다.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2015년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현장에서 가수 예원과 배우 이태임의 말다툼을 촉발시켰던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발언을 끼워 넣은 것이다. 이 말은 일각에서 여성 간의 다툼을 희화화할 때 주로 쓰이게 될 만큼 당시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표현이 전파를 탄 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두 후보의 대결을 여성의 감정싸움으로 묘사했다며 ‘여자의 적은 여자’ 따위의 낡은 프레임을 적용한 것에 분노하는 의견이 속출했다.

네티즌들은 방송사 게시판에 ”남성 후보끼리 붙을 때 성별 관련 농담을 했느냐”, ”구시대적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프레임”, ”개표방송이 정보전달보다 CG와 개그에 편중된 것이 아니냐”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MBC는 16일 오전 0시 개표방송 3부 말미 “서울 동작을의 개표 상황을 전해드리는 과정에서 사용된 표현이 여성 혐오성 표현이라는 일부 시청자분들의 지적이 있었다”며 ”의도는 전혀 아니었으나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는 동작을에서 6만1407표를 얻으며 5만3026표를 획득한 나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