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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이건희면 몰라도 이학수가 어디 청와대에 들어오나"라고 항변했다

이학수가 삼성 부회장일 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첫 공판에서 검찰 기소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측근 중의 측근으로 통했던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진술을 반박해 화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건희(삼성 회장)가 (청와대에) 들어왔다면 모르지만 이학수(삼성 전 부회장)를 갑자기 데려왔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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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이 직접 ‘진실게임‘에 나선 건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여러 혐의 중 다스의 미국 내 소송비 대납 명목으로 67억원의 뇌물을 삼성으로부터 받은 혐의에 대해 설명하는 대목에서였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검찰은 “영포빌딩에서 압수된 물건과 김백준 전 기획관의 진술 등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이 소송비 대납을 보고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김 전 기획관만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이 청와대에 들어왔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출입기록을 통해 반박할 수 있다”고 맞섰다. 김 전 기획관은 검찰에서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과 관련해 2009년 이학수 당시 삼성 부회장을 자신이 직접 청와대로 데려와 대통령과 만나게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쪽은 김 전 기획관이 치매에 걸렸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삼았다고 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대목에서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끼어들어 김 전 기획관 진술을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 기업인은 (청와대에) 5년간 한 사람도 들어온 일이 없다”며 ”이건희가 들어왔다면 모르지만 이학수를 갑자기 데려왔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디 삼성 부회장이 약속도 없이 (청와대에) 들어오나, 김 전 기획관이 무슨 대단한 권력이 있다고 데려오느냐”고 덧붙였다. 옛 측근인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재판장이 ”구체적인 것은 나중에 말씀하시라”며 제지했으나,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뭐 때문에 그렇게 억지로 나를 엮어서 만나지도 않은 이학수를 만났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검찰도 내가 만나지 않은 사실을 잘 알 것”이라고 항변을 이어갔다. 검찰이 ”그러면 저희도 의견을 말씀드리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이 전 대통령은 ”그만하겠다, 내가 지금 검찰하고 싸우겠단 것도 아니고”라며 말을 맺었다.

이 전 대통령이 직접 항변에 나선 것은 자신의 뇌물 혐의 중 액수가 가장 큰 삼성 뇌물 혐의에 대해 핵심 증인인 김 전 기획관 진술의 신빙성에 구멍을 냄으로써 방어막을 치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전직 대통령과 핵심 측근 사이 팽팽한 법정 진실공방이 이어질 것임을 말해준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직접 작성한 입장문을 통해서도 “사면 대가로 삼성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적이고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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