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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우's PICK] 서울에서 숲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한국 최초의 맛차 전문점이다.

  • 김태우
  • 입력 2019.01.31 13:50
  • 수정 2019.01.31 22:57

노출 콘크리트 벽에 둘러싸인 카페, 맛은 없는데 사진에 예쁘게 나와서 유명한 맛집에 질리셨나요? 그런 여러분을 위해 서울의 ‘느낌 있는’ 장소라면 모조리 찾아가 본 김태우 에디터가 아무에게도 소개하고 싶지 않았던 공간을 매달 한 곳씩 공개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한철 인기를 끄는 ‘핫플레이스’보다는 주인의 철학이 담긴 특별한 공간을 찾아가 보려 합니다. 혼자만 알고 싶었던, 지금껏 몰래 다니던 공간들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태우‘s PICK’의 시작을 알릴 첫 번째 공간은 한국 최초의 맛차 전문점, 맛차차입니다.

지난 2017년 국내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77잔을 넘어섰다. 적어도 하루에 한 잔씩은 커피를 마신다는 뜻이다. 카페 점포 수 역시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어느새 커피 공화국이 된 한국이다. 그 가운데 차 문화를 전파하겠다는 목표 하나로 문을 연 카페가 있다. 서울숲 앞 골목 깊숙이 자리한 맛차 전문점 ‘맛차차’다. 

말차: 가루로 만든 모든 차 종류
맛차: 햇빛을 가려 차광 재배한 어린 찻잎에서 줄기와 잎맥 등을 제거한 뒤 곱게 갈아낸 가루 차

맛차차의 한 벽면은 서울숲 방향으로 트인 통유리창이다. 창 바로 앞에는 폭이 좁은 바가 있다. 소품 하나 튀어 보이지 않는다. 입장과 동시에 향냄새가 코에 맴돈다. 어느새 당신은 일본의 다원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HUFFPOST KOREA/SAYEON PARK

일본식 다도를 거쳐 나온 말차는 잎차로 우려낸 녹차보다 진하고 풍미가 강하다. 재료는 말차와 물 뿐이었는데도, 녹차라떼를 마시는 듯 목넘김이 부드럽다. 티 코스를 주문하면 말차와 함께 맛차차에서 직접 만든 다식이 함께 나온다. 말차의 씁쓸함을 잡아주기 위해서다.

“맛차차는 차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 이예니 대표

패션 MD로 일하다 차의 매력에 빠져 직접 맛차 전문점을 열게 됐다는 이예니 대표는 “공간 기획할 때부터 숲은 정해진 요소였다”며 “자연을 보며 힐링하면 좋겠  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통유리 앞에 바를 설치한 건 차를 우려내는 장면 자체가 자연의 일부분이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바 폭이 좁은 것 역시 손님과 차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다. 

ⓒHUFFPOST KOREA/SAYEON PARK

이예니 대표는 “우리나라에 좋은 차 산지가 많은 게 행운인데 아직 말차가 대중화되지 않은 것이 안타까웠다”라며 “다원을 이곳저곳 찾아다니던 중 제주도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 계약 재배를 통해 ‘맛차차’ 브랜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애초 맛차를 유통하는 업체를 시작하려 했으나 복합문화공간 무드랩 대표의 제안으로 카페를 운영하게 됐다. 맛차차는 무드랩에서의 시범 운영을 거쳐 2018년 5월 서울숲 바로 앞으로 장소를 옮겼으며, 현재는 예약제 티 코스와 티 클래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HUFFPOST KOREA/SAYEON PARK
ⓒHUFFPOST KOREA/YOONSUB LEE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티 코스에서는 다도의 철학을 고수하면서도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티 세레모니를 선보인다. 앞서 누구나 올 수 있는 카페 형식으로도 운영해봤지만 커피 한잔을 금새 마시고 나가는 카페는 워낙 많아 차에 대한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예약제 티코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전환했다고.

“차 한잔을 마시고 가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혼자 책도 보고 차 문화도 경험하며 웰니스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해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HUFFPOST KOREA/SAYEON PARK

맛차차는 티 코스 외에도 요가 수업도 제공하고 있다. 비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요가 수업 역시 자연을 바라보며 차를 한 잔 마시는 시간으로 마무리된다. 

ⓒMATCHACHA

맛차차는 앞으로도 ”차 문화를 통해 오감을 쉬게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일과가 쌓여 마음마저 지쳐 있을 때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서울숲 앞의 맛차차를 들러보자. 차 한 잔에 스트레스는 잠시나마 떠오르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HUFFPOST KOREA/SAYEON PARK

맛차차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8-11

예약: 네이버

ⓒHUFFPOST KOREA/SAYEON PARK

 글: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영상: 이윤섭 에디터 (yoonsub.lee@huffpost.kr)

사진/그래픽: 박사연 에디터 (sayeon.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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