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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마기꾼'을 뜻하는 신조어 '마스크 피싱'이 등장했다

"내가 상상했던 얼굴이 아닌데?"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뉴스1

치아교정기, 뾰루지, 여드름 흉터, 수염자국 등... 본래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사용되었던 마스크가 이제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외모의 단점을 가리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 후의 모습이 쓰기 전의 모습보다 낫다는 뜻을 내포한 ‘마기꾼’(마스크와 사기꾼의 합성어)이라는 단어마저 유행할 정도로 마스크와 외모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비단 우리나라의 일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영어권 국가에서는 ‘마스크 피싱’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내셔널월드는 ‘마스크 피싱‘을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개인의 외모가 더 나아 보이는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소셜 미디어 틱톡을 통해 확산된 해당 단어는 가짜 외모나 신분으로 온라인상의 다른 사람을 속이는 ‘캣피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코로나 19의 유행이 완화되며 미국의 학교들은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는 추세지만, 학생들은 마스크를 벗은 본인의 모습을 보고 남들이 ‘마스크 피싱’을 한다며 비난하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걱정을 마주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OatmealStories via Getty Images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한 17세의 타뉴스리 순다람은 ”마스크를 쓰면 상대방의 이마와 눈 부위만 볼 수 있는 만큼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을지 상상하게 된다”며 ”그래서 마스크를 벗는 순간 항상 새로운 사람을 보는 것 같다. 항상 예상하지 못했던 외모가 나온다”며 솔직하게 밝혔다. 

그들의 걱정은 남 또한 자신을 그렇게 볼까 하는 생각에서 온다. 또 다른 인터뷰이인 16세의 누즈햇 아흐메드는 ”물을 마시려고 마스크를 벗는 순간 달라진 시선이 느껴졌다”고 밝히며 ”‘내가 상상했던 네 얼굴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라는 시선이 느껴지며, ‘내가 마스크 피싱을 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신의 ‘실물 외모’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원인 중 하나는 SNS 속 보정된 사진에 있다. 17세의 데미아 화이트는 ”아직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아) SNS 이외의 곳에서 내 진짜 얼굴을 본 사람은 없다”며 ”내가 SNS에 올리는 사진은 평소 모습과는 약간 다르다. SNS 상의 나는 더 꾸며진 모습이다”라고 말하며 소셜 미디어와 실제 자신의 모습간의 괴리에 대해 고백했다. 

어쩌면 ‘이 시국’을 반영한 또 하나의 신조어라고 가볍게 웃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국제적으로 발생하는 이 동일한 현상의 기저에는 외모 강박과 SNS식 보여주기 삶에 집착하는 현 세대의 문제점이 깔려 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문혜준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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