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는 사각지대에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있다. 

뉴욕에는 노숙자를 위해 무료 봉사하는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있다. 마크 부스토스는 2012년부터 노숙자의 머리를 무료로 잘라주는 일을 해왔다. 그는 유일한 휴무일인 일요일마다 자신의 돈으로 머리를 손질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의 머리를 잘라준다.

뉴욕의 미용실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최고급 미용실에서는 단순히 머리만 잘라도 20만 원이 나오곤 한다. 마크도 이런 고급 미용실에서 일했다. 

그러다 그는 잠시 휴식을 위해 2012년 필리핀에 있는 가족을 방문했다. ”필리핀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다. 뭔가 돕고 싶어서 거기서 처음으로 작은 미용실을 빌려 어린아이들에게 무료로 머리를 잘라줬다.” 

″단지 기분 좋은 봉사를 하려고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정말 상상 이상의 감동이 있었다. 전문 헤어 스타일리스트로서 이렇게 기쁜 감정을 느낀 게 처음이었다. 그 경험 이후 다른 곳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머리를 잘라주고 싶었다.”

린 하잔이라는 블로거가 본인의 블로그에 올린 마크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도 ”처음에 이 일을 시작할 때 긴장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노숙자에게 다가가 무료 헤어컷을 제안할지 고민했다.” 그는 한 노숙자에게 용기 내 ”오늘 당신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어요. 혹시 먹고 싶은 음식 있어요?”라고 물었다.

당시 마크와 이야기한 제머 뱅크스라는 이름의 노숙자는 ”후라이드 치킨과 중국집 밥이 먹고 싶다”고 말했다. 마크는 ”그를 위해 음식을 사 주면서 내가 사실 전문 헤어 스타일리스트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머리를 잘라주고 싶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노숙자는 조금 놀라면서도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마크가 노숙자의 머리를 다 자르고 거울을 건네준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혹시 날 직원으로 뽑아줄 만한 곳 없을까요?” 머리를 자르고 달라진 본인의 모습을 보자마자 노숙자가 한 말이다. 

마크는 ”그 말에 정말 놀랐고, 이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래는 마크가 한 노숙자의 머리와 수염을 잘라주기 전후 사진이다. 한눈에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이후 마크는 계속해서 노숙자를 위해 무료로 머리를 잘라주는 일을 해왔다. 그는 뉴욕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멕시코 등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많은 사람의 머리를 잘라줬다.

그리고 그가 하는 일이 알려지며 여러 자선단체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예전만큼 거리에 나가지 못한다. 하지만 여러 단체와 일하며 헤어 스타일리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기술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여러 가지 스타일링 팁을 주고 있다.” 마크의 말이다. 

″난 아주 평범한 사람이다. 세상에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슈퍼히어로나 성인군자일 필요는 없다. 난 30대인데도 때론 9살처럼 굴 때도 있다. 나도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건 정말 기쁘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