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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해병대 헬기 추락 원인이 '회전날개 이상'으로 좁혀지고 있다

사고 당시 날개와 동체가 분리된 채로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포항에서 추락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사고 당시 동체와 로터(날개·프로펠러)가 분리된 채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가 이륙한 뒤 비행 중 로터에 이상이 생겨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조사 내용을 잘 아는 군 당국자는 18일 “이번 사고 헬기 마린온이 추락한 뒤 확인해보니, 헬기의 로터 3엽(개)은 당시 마린온의 진행방향 후방 20여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고, 로터 1엽(개)은 전혀 다른 곳에 파손된 채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로터는 헬기 동체 위쪽에서 헬기에 양력을 제공하는 핵심 장치이다. 헬기는 로터를 회전시켜 양력을 얻어 비행하는 만큼, 로터 이상은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당시 막 이륙해 고속 회전을 하던 로터는 먼저 1엽이 헬기 동체에서 떨어져 나가고 뒤이어 나머지 3엽이 동체에서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 군 당국자는 “로터 1엽이 떨어져 나가 없는 상태에서 동체와 붙어 있던 나머지 3엽은 균형이 무너지면서 과속회전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서 이들 3엽도 동체와의 연결부분이 느슨해지며 통째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마린온의 로터는 모두 4엽이다.

지난 17일 오후 4시 45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2호기'가 추락해 승무원 6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사진은 추락당시 사고 현장의 모습.
지난 17일 오후 4시 45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2호기'가 추락해 승무원 6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사진은 추락당시 사고 현장의 모습. ⓒ뉴스1/해병대사령부

사고 헬기의 로터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확인됨에 따라, 헬기 조종사의 과실에 의한 추락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실제 사고 헬기의 정조종사인 김아무개(45) 중령은 경험이 많고 유능한 조종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사고 헬기 조종사는 비행시간만 3300시간에 달하고 미국 비행시험학교까지 졸업했다. 유능한 조종사여서 조종 미숙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대신 기체결함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이번에 사고가 난 마린온의 원형 헬기인 ‘수리온’은 그동안 많은 사고를 겪었다. 사업비 1조3000억원을 들여 개발된 수리온은 2015년 1월과 2월 엔진과속 후 정지되는 현상으로 비상착륙했고, 2014년 8월엔 로터와 동체 상부 전선절단기의 충돌로 파손되는 사고가 났다. 이밖에 전방유리(윈드실드) 파손, 동체 프레임(뼈대) 균열 같은 문제도 잇따랐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수리온의 결함과 직접 관련된 것인지 여부는 단언하기 이르다. 마린온은 육군의 수리온을 해병대가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이다. 특히 함정에 탑재할 수 있도록 수리온과 달리 ‘접이식 로터’를 채용하고 있다. 마린온에만 있는 로터 ‘접이장치’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감사원이 지적했던 수리온의 결빙 문제는 완벽하게 개량이 됐고, 수리온의 성능과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데 대해 국방부에서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오전 회의 때 오갔다”고 수리온에 대해 방패막이를 쳤다.

정비 불량에 의한 추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사고가 난 헬기는 해병대가 올해 1월 인수한 뒤 운용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헬기다. 군 당국은 주기적인 정비로 헬기의 성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헬기는 로터의 양력에 의존해 비행하는 민감한 비행체여서 정비 과정의 작은 실수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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