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상황 속, 모두가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는 가운데 한 노인은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딸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였다.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윌리엄 허버드로, WCVB에 따르면 키예프(키이우) 인근에 머무르던 그의 딸과 8개월 된 손자는 우크라이나를 떠나려 했지만 떠날 수 없었다. 코로나 19 상황 속 딸 애이슬린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아들을 출산했으며, 이에 따라 아기의 출생증명서와 여권이 모두 발급되지 않았던 것이다.
윌리엄은 이미 손자가 미국 시민권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한 차례 우크라이나로 가서 DNA 검사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윌리엄과 아내는 딸과 손자가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몇 주 가량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말았다.
윌리엄은 침공 후 본인이 직접 우크라이나로 향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이 상황에서 모든 아버지가 했을 일을 한 것뿐이다”라고 밝힌 윌리엄은 우크라이나 입국이 제한되자 우선 비행기를 타고 폴란드에 도착해, 걸어서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 없던 애이슬린의 남자친구를 뒤로한 채, 허버드 가족은 네 마리 고양이까지 데리고 인근 국경으로 향했다. 지난 11일 슬로바키아 국경까지 갔던 세 식구는 17일인 오늘, 펀딩 홈페이지를 통해 손자 세라핌이 출국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측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소식을 업데이트했다. 윌리엄은 미국 국무부의 인사들이 슬로바키아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며 현재 안전한 상황에 있음을 알리기도 했다.
문혜준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