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대통령 선거를 불과 11개월 앞둔 4·7 보궐선거에서는 세대별 투표 성향이 확연히 바뀌는 경향이 드러났다. 탈이념·탈진영 성향이 강한 18살~30대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지지로 돌아서, 젊은 유권자 그룹이 범진보·민주 정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었다. 박영선 후보는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핵심 지지층으로 손꼽히는 40대에서만 오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
7일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방송 3사가 참여한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공동 출구 예측조사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1.7포인트), 오 후보는 20대 이하(55.3%)와 30대(56.5%) 젊은층에서도 박 후보를 크게 따돌리는 것으로 예측됐다. 60대(69.7%)와 70대 이상(74.2%) 고령층 유권자의 강고한 지지까지 더해 전체 득표 예측치는 59%였다. 박 후보는 유일하게 40대에서만 49.3%를 얻을 것으로 예상돼, 48.3%를 기록한 오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젊은층의 이반이었다. 18~29살 유권자층에서 오 후보(55.3%)와 박 후보(34.1%)의 예상 득표율 격차는 21.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전체 득표율 격차(21.3%포인트)와 큰 차이가 없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함께 촛불을 들며 범민주·진보 연합을 형성한 20~50대 민주당 지지층 블록이 해체돼 40대 핵심 지지층이 고립된 양상”이라고 짚었다. 18살~30대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은 성별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젠더 이슈 등이 부각되면서 역차별을 주장하며 보수화 경향을 보이던 ‘이남자’(18살~20대 남성)는 오 후보에게 72.5%라는 압도적인 지지(박 후보 22.2%)를 보내는 것으로 예측됐다. 30대 남성도 63.8%가 오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돼 박 후보(32.6%)와 격차가 컸다.
이번 출구조사는 입소스주식회사·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 등 3개 조사기관이 참여해 아침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서울 50개, 부산 30개 투표소에서 1만5753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노현웅 이지혜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