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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 23일 15시 26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7월 23일 17시 24분 KST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체험 : 겁쟁이도 하늘 위 액티비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스카이브릿지는 7월24일 오후 1시 정식 오픈한다.

일주일 꿀 같은 여름휴가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스카이브릿지 강제 체험한 썰 푼다. 일단 내 의지는 아니었다. 옆 자리 H 선배가 단체 대화방에 ‘이거 해보실 분...‘이라며 웬 링크 하나를 보냈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황금연휴 당직 걸고 한 판”이라고 톡을 보낸 죄로 나는 ‘이거 해보실 분’으로 당첨됐다.

사실 나는 쫄보다. 겁 따위는 없어 보이게 생겼지만 뼛속까지 쫄보다. 큰마음 먹고 휴가 때 패러 글라이딩을 예약했다가 취소해버린 나는 쫄보다. 같이 간 친동생에게는 궂은 날씨 핑계를 댔지만 나는 많이 무서웠다. 대신 아시아 최장 길이라는 카트를 네 바퀴 탔는데 나는 이곳에서 그만 지리고 말았다. 하늘보다 땅이 나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주 큰 착각이었다. 하늘도 땅도 쫄보에겐 호락호락한 액티비티가 아니었다. 이런 쫄보가, 뭘요? 괜히 까불다가 내가 하기로 돼버린 스카이브릿지는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한다.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타워는 123층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다. 스카이브릿지는 그 높은 롯데월드타워 최상단 루프 사이를 잇는 11m 길이의 다리다. 여기는 또 지구 상에 존재하는 타워 브릿지 중 가장 높다고 한다. 541m다. 지금까지 일반에 공개됐던 전망대는 500m다. 롯데월드타워가 볼거리를 한 단계 끌어올린 셈이다. 그저 바라만 봤던 유리창 너머 하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끔 한다는 게 서울스카이 측의 설명.

스카이브릿지 투어는 지하2층에서 117층 스카이 스테이션으로 이동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스카이 셔틀은 1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탑승객을 117층 472m 상공으로 도착시킨다. 엘리베이터 안 묘한 긴장감과 함께 스카이 스테이션에 도착하면 주의사항 등이 적힌 손님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그리고 빨간 점프 슈트로 환복. 환복이라고 해서 크게 번거롭지는 않다. 옷 위에 슈트를 덧입으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스카이브릿지를 체험하는 날엔 치마 대신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여기에 안전모와 등반용 하네스까지 착용하면 준비 끝이다.

HUFFPOST KOREA/HYEMIN DO
점프 슈트와 안전모, 하네스까지 착용하고서 신이 난 상태다.

이제 안전 요원의 안내에 따라 스카이브릿지까지 걸어서 이동한다. 마스크를 끼고 어두컴컴한 계단을 오르다 보면 숨이 턱하고 막힐지도 모르니 호흡을 고르면서 천천히 걸어야 한다. 다리에 오르기도 전에 진을 뺄 수는 없다.

건물 밖으로 나와 철제 계단을 걸을 때는 슈트에 안전줄을 고정시켜주기 때문에 혹시나 발을 잘못 디뎌도 큰 사고는 없다. 걱정하지 말고 그냥 걸으면 된다. 앞도 보고 옆도 보다보면 철제 구조물 사이로 서울의 전경이 살짝살짝 드러나는데 투어의 재미 포인트다. 드디어 느껴지는 윗 공기도 상쾌하다. 비가 온 직후였기 때문에 기분 좋은 선선한 바람을 그대로 맛볼 수 있었다. 이때 시야가 흐려졌다 맑아졌다를 반복했는데 ”지금 우리는 구름 속에 있는 거예요”라는 관계자의 말이 완벽하게 실감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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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브릿지에 오르기 직전 눈앞이 갑자기 희뿌옇게 흐려졌다.

드디어 스카이브릿지를 2m 앞에 두고 섰다. 앞선 체험자가 다리 위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다리까지 후들거렸다. 내 차례가 왔고, 나는 쫄보가 아닌 척 다리에 힘을 주어 걸어나갔다. ‘오! 괜찮은데?’ 함께한 다른 체험자 3명의 반응도 비슷했다. 스카이브릿지는 튼튼했고, 전혀 흔들거리지 않았다. 스카이브릿지에는 120kg 성인 14명이 한 번에 설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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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브릿지에서 내려다 본 서울.

541m 위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모습은 현실로 느껴지지 않았다. 덕분에 크게 무섭지도 않았다. 대신 저 멀리 산을 감싸 안은 구름이 신비로움을 더했다. 날이 맑을 때의 풍경이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비가 한 방울이라도 떨어진다면 스카이브릿지는 운영되지 않는다.)

내가 스카이브릿지에 체류한 시간은 7분 남짓. 다리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저 땅에서부터 541m 떨어진 ‘스카이브릿지’라는 사실이 와닿기 시작했다. 서서히 밀려드는 공포감에 간이 쪼그라들 때쯤 두 다리를 스카이브릿지 밖으로 쭈욱 내밀고 엉덩이를 바닥에 붙였다. 찬 공기가 발목을 간질거렸고, 낯선 서울 풍경은 눈 앞에 더욱 가까워졌다. 발을 동동 굴러보기도 하고 좌우로 흔들면서 인증샷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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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브릿지 밖으로 두 다리를 쭈욱 내밀고 안 무서운 척을 해보았다.

스카이브릿지에 살짝 적응했을 무렵 우리는 안전 요원의 지시에 따라 눈을 감고 고개를 쳐든 채 뒤로 걷는 미션을 수행했다. 잔뜩 긴장을 해서인지 스릴이 느껴지기보다는 목 뒤가 뻣뻣한 것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이렇게 미션을 수행할 때는 최대한 몸에 힘을 빼고 바람을 그대로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왕 올라온 것 제대로 느껴봐야 하니까. 이날 날씨가 좋지 않아 팔 벌려 뛰기 등 다소 강도가 있는 미션을 하지 못했는데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진심이다.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가 스카이브릿지 투어를 오픈한다.

스카이브릿지가 정식으로 오픈하면 이용객들은 다리 위에서 하늘 보고 뒤로 걷기, 팔 벌려 뛰기 등 여러 미션을 진행한다. 이 모습을 전문 사진사가 셀카로는 담기 힘든 각도로 생동감 있게 담아주는데 기념 사진은 투어를 마친 후 투어 인증서와 함께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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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나의 스카이브릿지 투어 인증서.

총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스카이브릿지 투어를 마치고 내 이름 세 글자가 박힌 투어 인증서를 손에 쥐었다. 나 같은 쫄보도 해냈다. 다만 흔적을 남겼다. 안전모를 벗고 나니 식은 땀에 흠뻑 젖은 머리가 물미역 마냥 딱 들러붙어 있었다. ‘이 정도 쯤이야.’ 가볍게 털어내고 롯데월드타워 유리창 너머 하늘을 봤다. 내가 저길 건너냈다.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가 스카이브릿지 투어를 오픈한다.

스카이브릿지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쫄보로서 스카이브릿지를 체험하고자 하는 쫄보들에게 몇 가지 주의할 점을 전한다. 우선 멀미가 심한 분들은 미리 멀미약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극한 공복과 과식 상태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 진이 빠져 쓰러지거나 구토를 하거나 둘 중 하나다. 오후 1시쯤 체험을 했던 나는 시간 관계상 점심을 건너뛰고 스카이브릿지 투어를 했는데 이날 저녁 늦게까지 어지러움과 메슥거림으로 고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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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가 스카이브릿지 투어를 오픈한다.

스카이브릿지는 날씨가 나쁘거나 동절기를 제외하고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문을 연다. 단 시간은 오후 1시부터 7시까지다. 투어가 1시간 정도 진행되기 때문에 하루에 6차례만 예약이 가능하다. 한 회당 최대 수용 인원은 12명이다.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제한을 뒀다.

스카이브릿지 이용 제한

만 12세 미만
체중 120kg 초과
신장 140cm 미만
혈압 및 심장, 근골격 및 근육계통 등의 질환 보유자
계단 이동이 어려운 사람

스카이브릿지는 7월24일 오후 1시 정식으로 오픈한다. 투어 예매권은 1인당 10만원으로 전망대 입장, 브릿지 투어, 사진 촬영·인화가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서울스카이 홈페이지에서 예매하거나, 서울스카이 지하1층 매표소에서 바로 티켓을 살 수 있다. 서울스카이는 오픈을 기념해 7월30일까지 사전체험단 100명을 모집하고 있다. 쫄보들이여, 도전하라! 쫄보도 하늘 위 액티비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