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역무원이 행인의 침을 맞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영국 BBC뉴스는 런던 빅토리아역에서 근무하는 여성 직원 두 명이 지난 3월 22일 행인의 침을 맞고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이중 한 명이 지난달 끝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사건 당일 빅토리아역 중앙홀에서 근무한 벨리 무진가와 또 한 명의 여성은 지나가던 남성에게 침 세례를 맞았다. 무진가의 남편인 루삼바 고드 카탈레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 남성은 아내에게 다가와 뭘 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왜 있냐고 물었다. 아내는 근무 중이라고 답했고, 남성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라며 아내에게 침을 뱉었다”라고 밝혔다.
무진가와 그의 동료는 사건 이후 며칠 뒤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옮겨졌다. 사건 당시 두 사람은 보호 장비 없이 중앙홀 근무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호흡기 관련 기저질환으로 수술을 받았던 무진가는 병원으로 옮겨진 지 2주일 만인 지난달 5일 세상을 떠났다. 카탈레이는 병원에서 치료 중인 아내와 영상통화를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면서 ”아내가 자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의사로부터 아내가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내는 좋은 사람이자 엄마, 아내였다”라고 말했다.
무진가의 친척인 아그네스 툼바는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만약 보호장비를 제공받았거나 역무실 내부에서 근무하게 해줬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애초에 중앙홀에서 근무하게 둬서는 안 됐다”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대변인은 ”대중을 위해 일하는 핵심 노동자를 공격하다니 극악무도하다”라고 비난하며 무진가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한편, 영국 교통경찰은 현재 이들에게 침을 뱉은 남성을 추적 중이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