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20년 10월 19일 16시 33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10월 19일 16시 33분 KST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두고 여야 정치권이 정면 출동하고 있다 (총정리)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수사1호, 국민의힘은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정치권이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연일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이번 사태는 친여권 인사를 향한 권력형 게이트로 흐르는 듯했으나 최근 사건 핵심 인물이 야권 인사는 물론 검찰 관계자에 로비를 벌였다는 옥중 폭로가 나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국정감사와 함께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설치를 통한 수사를, 국민의힘은 특임검사 도입을 주장하며 한 치 양보없이 맞서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 역시 물러날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여권 게이트’로 포문 연 라임 사태

라임 사태는 지난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를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한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라임 측은 투자자에게 펀드 부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연 5~8%의 수익률을 약속해 판매해오다 결국 환매 중단에 이르렀다. 추산되는 피해액만 1조 6000억원에 달한다.

라임 사태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배당됐으나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합수단을 폐지하면서 형사6부에서 수사를 맡았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4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체포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SBS는 금융감독원 출신 청와대 김 모 행정관이 라임 환매 중단 사태를 막으려고 했던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하기 시작했다. 김봉현 전 회장과 김 모 행정관은 동향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친한 사이로 알려진다.

이후 검찰은 김봉현 전 회장으로부터 직무상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4900만원 어치 뇌물을 받고, 금융감독원의 내부 정보를 준 혐의로 김 모 행정관을 구속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역시 2020년초 이런 사실을 놓고 감찰을 벌였지만 징계 등 별도 조치 없이 마무리됐다.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은 현재 21대 국회의원인 최강욱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다. 

 

‘김봉현 옥중 폭로’ 일파만파

김봉현 전 회장은 10월8일 재판 당시 “금융감독원 조사 무마를 청탁할 목적으로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주기 위해 기자 출신 이강세 전 대표에게 5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하면서 라임 사태는 여권형 권력 게이트로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지난 10월16일 김 전 회장의 옥중 자필 입장문을 단독 입수해 보도하면서 사태가 급변하는 중이다. 해당 보도를 종합하면, 김 전 회장은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에게 로비 활동을 했고, 검찰 수사관 아내들에게도 3000만원 가량의 에르메스 가방, 1000만원상당의 와인을 뇌물로 줬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검사 출신 A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고, 이 가운데 1명은 서울남부지검의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여권은 곧바로 라임 사태를 ‘검찰 게이트’로 규정하며 반격을 개시했다. 박훈 변호사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 누구도 정치게임 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김봉현 폭로 문건의 실명을 확인해 주겠다”며 가려진 인물들의 이름을 밝혔는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김장겸 전 MBC 사장, 윤대진 검사장이었다.

라임 사태를 두고 법무부와 검찰 역시 정면 출동하는 양상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문건이 공개되자마자 “사회적 이목이 쏠리고 중대한 사안이므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며 즉각 감찰 착수를 지시했다. 이와 함께 윤 총장이 검찰 로비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별도의 수사팀을 꾸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같은 법무부 발표에 관해 대검찰청은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으며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며 ”야권 관련 정치인 의혹은 내용을 보고받은 뒤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고, 이에 따라 현재도 수사 진행 중”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뉴스1/김명섭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김봉현 폭로' 검사 B·변호사 A씨에 대한 직권남용과 변호사법 위반 고발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처음부터 사기였던 옵티머스 펀드

라임 사태와 함께 연이어 터진 옵티머스 사태 역시 사모펀드 사기 사건이다. 피해액은 5000억원 규모로 라임 사태보다 액수는 작지만 수법은 더욱 악질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2017년 2월부터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연 3%의 수익을 보장하는 안전한 상품으로 처름 소개됐다. NH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이 말을 믿고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공공기관에 투자한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옵티머스사는 수탁기관과 사무관리기관, 판매사가 모두 분리돼 업무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실제 투자금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비상장 주식, 코스닥 상장사 인수합병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고,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개인 증권 계좌로도 수백억원이 흘러 들어갔다.

결국 2020년 6월17일 옵티머스 펀드는 환매 중단됐고, 서울중앙지검은 김재현 대표를 비롯해 관계자들을 구속했다. 옵티머스사가 사실상 공중분해되면서 투자자 1166명의 투자원금 5000여억 원은 대부분 돌려받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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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 이름까지 거론돼

옵티머스 사태의 불똥은 여당 대권주자에게 번져 파장을 키웠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옵티머스 관계사인 트러스트올로부터 복합기 임대료를 지원받았다는 의혹을 받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옵티머스의 고문을 맡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만난 사실을 두고서도 여야 공방이 오갔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과정에서 옵티머스사의 정관계 로비 정황이 담긴 ‘펀드 하자 치유 문건’도 확보했다. 해당 문건에는 옵티머스 이사로 활동했던 윤 모 변호사를 통해 청와대 관계자 5명, 국회의원 5명, 민주당 인사 3명을 포함해 기재부, 국토부, 국세청 및 재계, 언론계 고위 인사들의 이름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의힘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초대형 권력 게이트’로 규정하고 특검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대상 1호로 하자며 공수처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김임수 에디터: ims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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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