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9년 11월 15일 16시 20분 KST

밤하늘을 빼앗는 빛공해가 정말 중요한 문제인 이유

인간과 야생동물에게 큰 피해를 준다

Toowongsa Anurak / EyeEm via Getty Images

2003년 8월 13일, 뉴욕에서 토론토까지 이르는 북미 동북부에 정전 사태가 일어났다. 5000만명이 어둠을 맞았다. 그리고 그날 밤, 사람들은 하늘에서 은하수를 보는 드문 경험을 했다.

북미인의 80%를 포함한 전세계 약 3분의 1은 우리 은하계의 바깥쪽에 있는 밝은 별들의 띠인 은하수를 보지 못한다. 빛공해가 없다면 밤에 2500개 정도의 별이 보여야 하지만, 대부분의 교외 지역에서 육안으로 관찰 가능한 별은 수백 개에 불과하다(미국 기준).

인도에서, 도로에서, 땅에서 위로 비추는 인공적 불빛은 우리의 수면 습관(과 그에 따른 육체 및 정신적 건강)부터 여러 박쥐, 새, 곤충들의 야간 먹이 섭취, 짝짓기, 이주, 수분 습관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밤하늘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 지역도 있다. 미국의 18개 주와 워싱턴 D.C., 푸에르토리코는 빛공해를 줄이기 위한 법을 도입했다. 조명 디자인에 대해 생태학자의 자문을 구하거나, 어두운 하늘을 보존하기 위해 외딴 곳에 조명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는 곳들도 많아진다. 어두운 하늘은 중요하지만 간과되곤 하는 천연 자원이다.

4년 전 콜로라도주 포트콜린스는 단순한 목표를 세웠다. 주민들과 자연을 가깝게 하기 위해 밤하늘을 더 어둡게 하자는 것이었다.

현재 지역 정부는 중요한 기준을 확립하려 하고 있다. 지금 도시가 얼마나 밝고, 얼마나 더 어두워져야 하나? 건축 법규도 재검토하고 있다. 개발자들과의 관계를 탄탄히 하고 어두운 하늘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교육하여, 공중 안전을 유지해가며 단순한 목표를 분명하고 실현 가능한 타겟들로 바꾸려 한다.

NASA EARTH OBSERVATORY IMAGE BY ROBERT SIMMON
미국의 밤. 나사 위성 사진.

“사람들이 아직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밤하늘 보호에 대한 대중 인식을 담당하는 포트콜린스의 프로젝트 및 정책 관리자 지니 소여의 말이다. “그게 왜 중요한 건지, 왜 중요하거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배우고 있다. 이 이슈에 있어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88%)과 미국(47%)의 상당수는 하늘이 자연스러운 상태보다 8% 또는 그 이상 밝은 빛공해 상태에서 매일 살고 있다. 위성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 전세계에서 인공 불빛을 받는 지역은 매년 2.2% 늘어났다. 5년 동안 11%가 늘어난 셈이다.

빛공해 증가 속도는 도시화 비율을 따라간다는 연구도 있다. 에너지 효율성을 위해 LED 조명으로 바꾸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데, 의도는 좋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인간과 야생동물에게 예상하지 못했던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어두운 하늘과 그에 따른 많은 유익함이 위험에 처해있다. “그냥 밤하늘만이 아니라 밤시간의 환경 전체를 의미한다.” ‘국제어두운하늘연합’의 커뮤니케이션 및 공공 지원 담당자 아만다 곰리의 말이다. “모든 생물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하나의 시스템이다.”

 

별이 빛나는 밤

밤하늘은 예로부터 놀라움과 탐구의 원천이었다.

기원전 129년,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팔리코스는 이제까지 알려진 최초의 밤하늘 별자리표를 만들었다. 별들의 위치와 밝기를 기록한 것인데, 그의 좌표 계산법은 지금도 천문학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남부 지역에 존재했던 고대 푸에블로 인디언 문명은 별에 맞춰 건물을 지었다. 탐험가들은 낯선 지역을 향해할 때 북극성의 위치에 의지했다. 1889년 반 고흐는 프랑스 생 레미에서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는데, 이젠 그 지역에서 은하수를 제대로 보기란 불가능하다.

반짝반짝 작은 별을 노래하는 동요도 있고, 우린 별을 보며 소원을 빌라는 말을 듣고 자란다. 북두칠성을 알아보는 법도 배우고, 밀물과 썰물이 달의 중력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도 배운다. 해리포터 소설에도 천문학 레퍼런스가 잔뜩 등장한다.

하지만 정말로 어두운 하늘을 접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은 역사적, 문화적 관계만은 아니다.

 

생물학적 주기의 붕괴

인체의 생체 시계가 일출과 일몰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 시간이 달라지는 것에 따라 적응한다는 것을 정확히 밝혀낸 세 과학자가 2017년에 노벨상을 탔다.

생물학적 리듬(circadian rhythm)은 우리의 수면 뿐 아니라 호르몬 수치, 혈압, 체온, 신진대사에도 영향을 준다. 라이프스타일과 자연적 리듬이 맞지 않으면(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시차를 겪을 때다) 우울증, 두통, 궤양, 당뇨병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고 한다.

Everlock via Getty Images
Los Angeles at night

멜라토닌은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갑상선과 췌장, 난소와 고환, 부신을 보호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항산화제를 만드는데 중요한 호르몬이다.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모든 빛이 멜라토닌 수치에 영향을 주지만, 대부분의 LED와 전자장비에서 나오는 블루 라이트가 인간에게 가장 해로운 것으로 밝혀졌다.

2007년에 세계 보건 기구의 국제 암 연구 기관은 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원인 중 하나에 야간 근무를 추가했다. 2012년에 미국 의료 협회는 빛공해를 건강의 위험으로 인정했다.

빛공해가 수면 사이클을 방해한다는 연구들이 있으며, 야외의 야간 조명이 불면증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서도 있었다.

우리의 신체에는 광자가 쏟아지고 있다. 축구 경기장의 투광 조명등, 새벽 2시에 커튼을 뚫고 비쳐 들어오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랩탑과 전화 스크린에서 끊임없이 비쳐오는 블루라이트 등, 우리 삶의 모든 면은 인공 조명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

 

야행성 야생동물

해가 지고 인스타그램을 마침내 끄고 나면 우리는 꼭 필요했던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는다. 이때 야행성 동물들은 잠에서 깬다.

자연의 밤은 분주한 시간이다. 하지만 곰리는 사람들이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보통 침대에서 잠들어 있고, 우리의 조명이 이런 생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집 근처에 새가 죽어있는 걸 발견했다면 이 영향일 수 있다. “집에 불을 켜두었다가 새들이 창문에 충돌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곰리는 설명한다.

캐나다의 비영리단체 FLAP(Fatal Light Awareness Program, 치명적인 조명 인식 프로그램)에 따르면 북미에서 건물에 충돌하여 죽는 새가 매년 10억 마리 이상이라고 한다.

Florian Gaertner via Getty Images
DIEHSA, GERMANY - MARCH 30: Two cranes are pictured in front of the rising moon on March 30, 2018 in Diehsa, Germany. (Photo by Florian Gaertner/Photothek via Getty Images)

밤에 차를 운전하는데 하이빔을 켜고 돌진해오는 차가 있다고 생각해 보라. 밝은 도시의 조명을 접하는 야행성 동물들이 받는 느낌이 그것과 비슷하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생물 다양성 트레이닝 매니저인 스테파니 웨스트는 박쥐가 어두운 곳에서 날아다니는 것에 적응했고, 어두울 때 인간보다 시야가 더 좋다고 한다. “그래서 밝은 투광 조명 등은 박쥐의 시야를 크게 방해한다. 밝은 가로등을 얼굴에 바로 비추면 박쥐는 방향 감각을 잃게 된다. 시야를 완전히 흐려놓는다.”

박쥐 뿐 아니라 올빼미, 흰발생쥐, 너구리, 여우 등 전세계 척추동물의 30%, 나방과 반딧불이 등 무척추동물의 60% 이상은 야행성이다.

동물들이 밤에 나오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먹이를 찾기 위한 경쟁이 덜 치열하기 때문일 수도,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일 수도 있다. 힘들게 이주할 때 기온이 낮은 게 더 낫기 때문이기도 하다.

밤하늘을 이용해 길을 찾는 곤충들도 있다. 달이 없는 밤이면 어떤 나방은 북극성을 따른다. 쇠똥구리는 똥을 굴려 먹기 안전한 곳으로 갈 때 은하수를 보고 방향을 찾는다.

하지만 우리가 더 크고 밝은 조명을 선호하게 되며 이 시스템이 흔들린다. 우리는 가로등에 파리가 부딪히거나, 나방이 불빛 앞에서 멍하게 있는 모습을 여러 번 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한 추정치에 따르면 가로등에 몰려드는 곤충의 30~40%는 곧 죽는다고 한다. 충돌, 과열, 탈수, 포식 등의 결과다.

tomosang via Getty Images
Komono, Koga-city,Fukuoka prefecture, Japan

북미의 반딧불이의 대부분은 은은한 불빛으로 짝짓기 상대를 유혹한다. 그러나 이들의 생체 발광 짝짓기 신호는 거리의 불빛에 묻혀버린다. 이로 인해 암컷과 수컷이 서로를 찾기가 힘들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학자들은 빛공해가 반딧불이 종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영향은 야행성 동물들의 세계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농업은 자연적 해충 구제와 토양 질 유지 등 중요한 생태계 기능에 의존하고 있다. 데킬라의 원료가 되는 사막 식물 아가베의 수분에는 박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행동을 취하자

웨스트는 개발자와 도시 계획 설계자들이 이런 문제들을 점점 더 의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5년 동안 “박쥐 보호에 있어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영국은 조명을 설치할 때 박쥐 보호 단체와 조명 전문가 연구소의 지도에 따라 야생동물 보호를 고려한다.

천문학의 역사가 깊은 애리조나는 1986년에 빛공해법을 도입했다. 군사 시설의 빛공해를 다루는 법을 두고 있는 유일한 주는 텍사스다.

푸에르토리코에서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최장 기간의 정전을 일으킨 허리케인 마리아가 찾아오기 전에 빛공해의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었다. 푸에르토리코의 유명한 생체 발광 생물들을 석호와 만에서 보기 힘들어진다, 알을 낳으러 오는 바다거북들이 방향 감각을 잃고 해안에 올라오지 못한다는 등이었다. 그래서 푸에르토리코 정부는 2008년에 빛공해를 통제하고 예방하는 을 도입했는데, 건축 관련법에 외부 조명에 대한 조항이 들어갔다.

조명의 모양부터 전구의 유형에 이르기까지 “할 수 있는 일들이 다양하다”고 웨스트는 말한다. 예를 들어 “거대한 구형의 빛을 하늘로 쏘는” 것보다는 조명이 필요한 곳에만 비출 수 있도록 인도를 향하는 직접 조명을 비추는 것은 쉬운 변화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2017년에 102개 가구가 있는 포트콜린스의 한 커뮤니티는 172개의 현관 전등을 아래로 향하는 형태로 바꾸었다. 인근 지역의 거의 모두가 참여했다. 다음 해에는 65개의 가로등을 하향형으로 바꾸었다. 지역 정부는 주민들의 에너지 절약 측정을 도왔으며, 어두운 하늘을 지키기 위한 시설 교체가 빛공해 감소에 효과가 있었음을 밝혔다.

“몇 지역에서 관심을 보여왔다.”고 소여는 말한다. 이에 힘입어 포트콜린스는 비효율적인 야외 조명 장치를 빛공해를 줄일 수 있는 장치로 바꾸려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상 프로그램을 최근 시작했다.

CITY OF FORT COLLINS
조명의 여러 가지 형태

빛공해는 낭비가 심하다. 야외 조명의 최소 30%는 비추려는 장소가 아닌 하늘로 빛을 보내는 낭비로 끝난다. 한 추정치에 의하면 이러한 가려지지 않은 야외 조명에 따른 추가 에너지 비용이 미국에서만 매년 20~3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만큼의 에너지를 만드는데는 920만톤의 석탄이 들어가고, 21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발생한다.

그러나 효율성에 대한 대책으로는 거의 LED 전구만 고려되었다. 곰리는 이러한 에너지 효율적 조명 추구가 빛공해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기술로 조명 비용이 낮아지자, 결정권자들은 ‘오, 조명이 싸졌으니 우리 커뮤니티에 더 많이 배치해야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럴 게 아니라 “조명을 사용하는 방식을 정말 스마트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곰리는 주장한다.

“길을 찾고, 안전하다고 느끼고, 지역 사회에서 살며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조명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공익과 야생동물, 에너지 효율성을 위해서, 우주와 연결되는 경험을 갖기 위해서 밤하늘을 보호하는 것도 가능하다.”

콜로라도는 미국에서 가장 성장이 빠른 10개 주 중 하나다. 그러므로 현재 17만5000명인 포트콜린스의 인구는 20~30년 안에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주민들은 늘 개발을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는 성장이 큰 주제다. 성장이 다가오고 있고, 우린 막지 않을 것이다. 우리 지역 사회 주위에 벽을 치고 성장을 막을 수는 없다. 성장이 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 가장 영향을 덜 주는 방법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소여의 말이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있어 중요한 점은 야외 조명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지, 선진국의 수요가 포화 지점에 다가가고 있는지이다.”라고 주장했다.

JEREMY WHITE/NATIONAL PARK SERVICE
왼쪽은 와이오밍주 샤이엔, 오른쪽은 콜로라도주 포트 콜린스. 밝은 빛의 돔이 생겨있다.

전통적인 조명과 가시 수준에 익숙한 개발업자와 업체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소여는 말한다. 글만 읽고 가장 좋은 실행 방법을 제대로 알기란 정말 어렵다고 한다.

이 장벽을 극복하고 개발업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포트콜린스는 최근 생긴 편의점이나 호텔 등에 설치된 조명을 비교하는 사례 연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똑같은 곳이 밤하늘 친화적인 조명 기준을 사용하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소여는 결국 문제는 “잘 의식하고 긍정적으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한다.

30년 전에 빛공해는 천문학자들만 걱정하는 문제였다. 밤에 하늘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천문학자들 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야간 촬영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어 관심이 커졌다고 곰리는 말한다. 별을 관찰하는 경험을 적극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곰리는 왜 밤하늘이 중요한지, 밤하늘 아래에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사람들에게 자주 물어본다. 보통은 “작고 중요하지 않은 존재가 된 기분이지만 정말 강렬하다.”, “우리의 차이점이 얼마나 작은지, 나와 세계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게 된다.”는 식의 대답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 문화에서 지금은 우리 모두 서로와 연결되고, 낮 동안에는 크다고 느껴지는 우리간의 차이가 사실 아주 작다는 걸 인식해야 할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밤에 해가 지고 별이 떠올라 머리 위에서 반짝이면, 우리는 우주에 비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다시 깨닫게 된다.”

 

* HuffPost US의 Light Pollution Is Taking Away Our Night Skies. Here’s Why That Matters.를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