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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구소가 코로나 만들었다" 주장한 학자의 SNS 계정이 갑자기 정지된 건 중국 정부 때문일까?

홍콩 공중보건대 옌리멍 교수의 주장에 대해 과학계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옌리멍 교수의 트위터 계정 주소로 들어가면 '일시 정지'로 뜬다. 
 옌리멍 교수의 트위터 계정 주소로 들어가면 '일시 정지'로 뜬다.  ⓒTwitter

중국 연구소가 인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홍콩 연구원의 트위터 계정이 정지됐다. 페이스북도 관련 내용을 담은 메시지에 “거짓 정보가 담겨있다”는 팻말을 붙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우한 제조설’을 주장한 홍콩 공중보건대 옌리멍 교수의 트위터 계정(@limengyan119)은 17일 현재 정지된 상태다. 이번 달 만들어진 이 계정은 옌 교수의 얼굴 사진과 함께 ‘과학에 대해 얘기해보자’는 제목 등이 있었으나, 현재는 텅 빈 상태다.

트위터는 계정을 정지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이 계정이 “트위터 운영원칙을 위반했다”고만 공지했다. 트위터는 지난 5월부터 ‘가짜 뉴스’로 판명 난 정보가 담긴 트윗에 라벨을 달아 가짜 뉴스라고 밝혀왔는데, 이렇게 계정 자체를 정지시킨 것은 드문 일이다. 트위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몇몇 트윗에도 ‘가짜 뉴스’ 라벨을 단 바 있다. 

ⓒfacebook

페이스북은 더 친절했다. <폭스뉴스>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터커 칼슨 투나잇’이 지난 15일 자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우한 제조설’을 담은 옌 교수와의 인터뷰 영상을 올리자, 페이스북은 “독립 기관에서 거짓이라고 판단한 코로나19 정보가 반복된다”는 라벨을 달았다.

페이스북은 이와 관련된 검증 기사 3건을 연동시켰다. 애넌버그 공공정책센터가 운영하는 <팩트체크> 누리집과 미 언론 <유에스에이(USA)투데이>의 코로나19 관련 기사들이다. 해당 기사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우한 제조설’이나 ‘에이즈 바이러스 조작설’ 등이 사실이 아니라고 검증하는 내용이다. 다만 이 기사들은 올해 1~4월에 작성된 것으로 최근 옌 교수의 주장을 직접 검증하지는 않았다. 

ⓒwildpixel via Getty Images

일각에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아 옌 교수의 계정을 없애고 ‘가짜 뉴스’ 낙인을 찍은 것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지만, 이보다는 옌 교수의 주장이 그동안 밝혀진 ‘우한 제조설’의 허점을 뒤집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옌 교수는 최근 잇따라 언론 인터뷰를 하고 관련 논문을 공개하고 있지만, 과학계는 그의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과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주장 

홍콩에 거주하던 옌 교수는 지난 4월 미국으로 건너가 7월께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우한 제조설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7월28일 미 극우파 인사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생물무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주장했고, 이달 들어 영국 <아이티브이>(ITV) 미국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비슷한 주장을 반복했다.

옌 박사는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문도 공개했다. 이번주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연 진화보다는 수준 높은 연구소에서 조작됐음을 시사하는 게놈의 일반적이지 않은 특성과 가능한 조작 방법에 대한 상세한 기술’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정보공유 플랫폼 ‘제노도’(Zenodo)에 발표했다. 이번 바이러스가 2003년 사스바이러스와 닮았고 중국군 연구소가 발견한 박쥐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주장 등을 담았다.

그러나 옌 교수의 논문은 과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앤드루 프레스턴 영국 배스대 교수는 “현재의 형태로는 이 논문에 어떤 신뢰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홍콩대 대변인도 성명을 내어 “옌 박사의 주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핵심 요소들과 부합하지 않으며 과학적인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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