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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동성 결혼 법제화에 기업들이 찬성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 한 동성애자 직원의 인터뷰

2021년 3월까지 일본 내 147개의 기업 및 단체가 동성 결혼 법제화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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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시사통신(時事通信)

다가오는 17일, 일본 사상 최초로 동성 결혼 법제화를 둘러싼 소송의 판단이 삿포로 지방 법원에서 내려진다. 2019년 2월, 일본 전역의 동성 커플이 동성 간 결혼을 할 수 없는 것은 위헌이라며 국가를 상대로 제소한 바 있다. 일본 도쿄·오사카·나고야·삿포로·후쿠오카 다섯 지역의 지방 법원에서 계속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일본은 아직 법적으로 동성 결혼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동성은 결혼을 해도 법으로 가족이 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여러 일본 기업 및 일본에서 영업중인 글로벌 기업들은 ‘동성 결혼 법제화’ 및 ‘평등한 결혼’을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내 140 개 이상의 기업이 동성 결혼 법제화에 찬성했다

2018년 9월, 일본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이 주관하고 있는 ‘재일 미국 상공회의소(ACCJ)’가 결혼의 평등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를 향해 동성 결혼 법제화는 일본 기업 모두에 구체적인 혜택이 돌아오고, 경제가 되살아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동성 커플의 결혼 권리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호주 ·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 아일랜드의 재일 상공 회의소도 이 입장을 지지했다. 2019 년 2월 일본 변호사 협회(JILA)와 일본 법조계에서 일하는 여성을 위한 단체인 ‘우먼인러우재팬’도 이에 동참했다. 하지만 ACCJ의 이런 성명은 2018년 당시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JILA의 사카키바라 미키 이사장은 ”반대하는 사람은, 언제까지나 반대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성 결혼 법제화를 찬성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실현 가능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일본 내 기업과 경제가 이로 인해 혜택을 받을 거라고 믿는다. 도미노 효과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1월, 46개 기업이 일본 내 동성 결혼 법제화를 지지하는 ‘결혼 평등 비즈니스’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 캠페인은 동성 결혼 관련 법적 소송을 지원하는 단체인 ‘매리지포올재팬’ 등 성소수자 지원 단체들에 의해 시작됐다. 

동성 결혼 법제화에 찬성하는 기업 중에는 파나소닉도 있다. 파나소닉의 직원 미시마 시게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회사의 고객은 물론 직원 중에도 동성애자가 있을 수 있다. 그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고 최대한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게 기업의 의무다.”

″우리 같은 기업이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게 간접적인 방법으로나마 일본 내 동성 결혼 법제화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지니스포매리지이퀄리티’에 따르면, 2021년 3월 현재까지 일본 내 147개의 기업 및 단체가 동성 결혼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다. 

 

야나기사와 마사카즈
야나기사와 마사카즈 ⓒJun Tsuboike / HuffPost Japan

 

 

″사람이 행복하지 않으면 기업의 사업이 지속되지 못한다”

일본 동성 결혼 법제화에 찬성하고 있는 골드만삭스 증권 주식회사에서 ‘프라임 서비스 부장’인 야나기사와 마사카즈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자신답게 살 수 없으면, 기업의 사업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동성 결혼의 법제화는, 기업에 있어서 인재 확보와 인력 유지와도 연결돼 있다”고 야나기사와는 덧붙였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인 골드만삭스는, 해외로부터의 인력이 파견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하지만 능력 있는 동성애자 사원이 미국에서 이미 동성 결혼을 하고 파트너를 배우자로 일본에 데려오더라도, 일본 정부는 배우자를 위한 비자를 발급할 수 없다.

또한 일본인이 미국에서 동성 결혼을 하면 일본 국적이 없는 동성 파트너를 배우자로 일본에 함께 올 수 없다. 일본에서 동성 결혼이 법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직원은 일본에 가길 꺼려 하거나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 

야나기사와는 동성애자로 ‘매리지포올재팬‘의 이사이자 인권 비정부 기구(NGO) ‘휴먼 라이츠 워치’의 국제 이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예전 근무처에서 동성 파트너와 회사의 임차 사택에 입주하려다 동성 파트너와 법적으로 가족이 아니어서 회사로부터 파트너는 입주할 수 없다는 말을 듣는 경험을 했다. 그 후 그는 인사부와 교섭했고 회사의 제도를 바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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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Getty Images

 

골드만삭스에서는 직원의 동성 파트너를 위한 건강 보험료 보조와 결혼 휴가를 지급하는 등 복리 후생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사실상 동성 파트너가 있는 직원을 위해 이런 복지를 실현하기 힘들다. 

″기업은 직원이 그런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결혼은 사회가 보장해야 하고, 동성애자도 그런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일도 더 잘할 수 있다. 직원이 행복한 사회 환경에서 안정을 느끼고 일하는 게 기업에도 이익이다.”

그는 최근 10년간 일본 사회 분위기도 동성애자를 좀 더 포용하는 쪽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야나기사와는 이번 삿포로 지방법원에서 내려질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7일 있을 판결은 일본에서 첫 판결이기에, 크게 보도될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할 거다. ‘우리 회사는 동성애자 직원 및 고객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또 소비자들도 기업에 목소리를 내고, 동성애자들을 위해 나서라는 요구가 있을 거다.”

 

 

*허프포스트 일본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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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소수자 #동성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