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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19일 16시 38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6월 19일 16시 42분 KST

모술에서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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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 대전 이래 최대 규모로 가장 오랫동안 도심지에서 지속된 전쟁은 ISIS로부터 모술을 탈환하기 위한 싸움이었다. 자유의 대가는 끔찍했다. 1년 동안 지속된 작전 중에 수천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이라크와 쿠르드족 보안 요원들도 큰 희생을 치렀다. 그리고 모술의 상당 부분이 돌무더기가 되어버렸다.

ISIS가 패배한지 1년이 지났으나 ISIS가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던 모술 서부는 지금도 폐허다. 마치 총성이 잦아든 것이 어제인 것만 같다.

ISIS는 여러 국가에서 민간인들을 공격했다. 정점에 달했을 때 ISIS는 이라크의 3분의 1을, 시리아의 절반을 장악했다. 70개국 이상이 ISIS에 맞서 군사 및 외교 연합을 이루었다. 최근 10년 동안 우리가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우리가 군사적으로 ‘승리’했다고 해도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효과적 도움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폭력의 사이클이 계속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폭력적 극단주의가 다시는 모술에 돌아올 수 없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국가의 안정을 추구하는 이라크 정부가 다양성, 평화로운 공존, 문화적 유산의 상징이었던 도시를 재건하는 것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리라 생각할 것이다. 모술 서부의 거리에 재건 장비, 지뢰 제거 인력, 건축가, 설계자, 정부 파견 인력, NGO, 세계 유산 전문가들이 찾아들어 이라크에 모술 재건을 위한 계획을 지원하고 있으리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ISIS가 밀려난지 1년이 지난 지금도 모술 서부는 종말이 온듯 황폐해진 모습 그대로 버려져있다. 남아있는 벽들에는 박격포와 총알 구멍이 잔뜩 나 있다. 거리는 으스스할 정도로 조용하다. 50만 명에 달했던 모술 주민들은 돌아갈 곳이 없어 캠프에서 살고 있다. 수습을 기다리는 시신들의 악취는 지금도 떠돈다.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어보이는 거리에서 ISIS가 남기고 간 숨겨진 폭탄의 위험을 감수하고 맨손으로 집의 폐허를 치우고 있는, 전쟁의 상처를 아직 지닌 가족들도 있다. 지난 주에는 한 집에서 폭탄이 터져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도시 자체의 파괴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주민들의 감정에 남은 보이지 않는 상처다. 이곳에 돌아온 주민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살아온 집, 지닌 물건, 저축, 심지어 신원을 증빙할 서류조차 잃었다. 크리스천, 야지디, 무슬림 등 다양한 신앙을 가지고도 함께 잘 살아가던 사람들은 이제 분열되었다.

한 남성이 눈물을 글썽이며 내게 다가와 군벌들에게 보복을 당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아이는 길거리에서 한 남성이 살해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한 부모는 어느 날 밤 십대의 딸이 박격포에 맞아 다리가 뜯겨나간 자리에 뼈가 튀어나왔다고 말했다. 그들은 딸을 병원에 데리고 가서 ISIS에게 제발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들은 거절 당했고, 딸은 품에 안긴 채 과다출혈로 죽었다.

우리는 도덕적 분류를 통해 어디서, 얼마 동안, 어느 정도까지 인권을 보호할지 고르는 죄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가?

이 정도의 부당함과 고통은 수량화하기가 불가능하다. 이런 경험을 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내버려두고 잊어버린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며 극히 불안한 처사다. 그들이 응당 얻어야할 것과 그들이 겪고 있는 처사의 격차는 충격적이다.

만약 지금이 역사 속의 다른 순간이었다면 모술에서의 일에 다르게 대처했을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세계 2차 대전 후 유럽이 나치에게서 해방되었을 때처럼 반응하고, 재건과 회복을 위해 도움을 쏟아부었을까?

나는 화학 공격, 병원 폭격, 조직적 강간, 고의적 민간인 기아의 생존자들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은 현대 분쟁의 도구다.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우리가 인간의 고통에 대해 무감각해졌는가? 최근의 역사를 통해 해외에서 효과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에 대해 의심이 커져서, 참을 수 없는 것을 참게 된 것은 아닌가? 우리는 도덕적 분류를 통해 어디서, 얼마 동안, 어느 정도까지 인권을 보호할지 고르는 죄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가? 모술에서 나는 지난 10년 동안의 미국의 대외 정책 실패의 그라운드 제로에 선 기분이었다. 그러나 생존과 부활에 대한 인간의 능력 역시 그곳에 있었으며, 개개인의 마음속에는 보편적 가치가 끈질기게 남아있었다.

내가 만났던 한 아버지를 생각한다. 그는 두 딸이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어서 무척이나 기뻐했다. 돈은 한 푼도 없고 집도 없었지만, 그는 딸들의 성적표보다 귀한 것은 없다는 듯이 말했다. 모술의 모든 소녀들이 학교에 다니고 탁월한 성과를 거두는 것보다 ISIS에 대한 깊은 승리의 상징은 없으리라.

내가 모술 서부에서 만난 그 어느 가족도 내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 모술은 3000년의 역사를 지닌 도시다. 나는 모술 사람들이 ISIS의 3년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우리가 ISIS 격퇴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여겼던 것처럼, 그들의 회복이 우리가 함께 할 일이라 생각한다면 얼마나 더 나아질까.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